"남자가 무용해서 뭐해" 이 말에 눈물 쏟던 소년…7년 후 결국
아버지가 묻는다. "중학생 돼도 이제 무용 계속할 거야?"
어린 아들이 고개를 푹 숙인 채 답했다. "응…"
아들의 이런 대답을 들은 아빠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7년 전인 2017년 3월 방송된 SBS '영재발굴단'에 나온 한 장면이다. 아빠는 아들에게 "공부도 잘하니까 무용은 그냥 취미로 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물었다. 아들은 "그냥 내가 무용을 계속하는 게 좋다"고 꿋꿋하게 답했다.
아빠는 "우리나라에서는 남자가 이렇게 무용을 해서 성공한 예가 그렇게 많지 않잖아"라며 설득을 이어갔다. 아들은 "그건 다른 사람이잖아. 내가 무용수로만 가면 사람들이 많이 안 알아주니까 내가 빌리(빌리 엘리엇) 오디션도 보고. 아빠 눈엔 내가 행복한 모습은 안 보여?"라며 눈물을 떨궜다.
'무용을 계속하고 싶다'며 눈물을 보인 이 초등학생의 7년 후 모습은 어떨까. 이 학생의 최신 근황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8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해당 방송이 캡처돼 올라온 것이다.
눈물의 주인공은 내년 2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솔리스트로 입단하는 발레리노 전민철(20)이다. 세계적인 명문 발레단인 이곳에 한국인이 발레리노로 입단하는 건 김기민에 이어 두 번째 있는 일이다. 전민철은 선화예중·선화예고를 거쳐 2022년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에 입학했다. 2023년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에서 시니어 파드되 부문 우승으로 군 면제를 받았다.
'영재발굴단'에서 전민철 아버지는 "운동을 시킬 목적으로 축구나 태권도를 시켜봤는데 이튿날 (민철이가) 울고 왔다"라며 "무용을 시키면 그나마 운동이 될 거 같아서 무용을 시켰다"고 말했다. 당시 전민철은 제작진과 인터뷰에서도 아빠 반대 등을 언급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방송을 지켜보던 MC들은 "현실적인 고민"이라면서도 "시킨다고 이 정도 수준이 될 수 없다. 너무 잘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그랬던 소년은 세상의 편견을 딛고 세계적인 발레단 입단을 앞둔 발레리노로 성장했다. 해당 영상엔 최근 "아버지 정말 기쁘시겠다. 세계적 그 이상 발레리노다" "정말 대단하고 너무 감동적이다" "이 아이는 커서 세계 최고 발레단 중 하나에 입단하게 된다" 등과 같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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