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총선 좌파연합 1위 예상…범여권 2위, 극우당 3위
7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총선 결선 투표 결과 좌파 연합 신민중전선(NFP)이 극우 정당을 누르고 1당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2위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여당을 포함한 범여권이, 3위는 극우 국민연합(RN)과 그 연대 세력이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BFM TV는 여론조사기관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좌파 연합이 175∼205석, 범여권은 150∼175석, RN은 115∼150석을 얻을 것이라고 예측 보도했다.
여론조사기관 IFOP가 예측한 최종 결과도 좌파 연합이 180∼215석으로 1당, 범여권이 150∼180석, RN이 120∼150석이었다.
공화당과 기타 우파는 60∼65석, 기타 좌파 진영은 10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됐다.
1차 투표에서 RN과 그 연대세력은 33.2%를 득표해 1위에 올랐다. 좌파연합은 28%, 범여권은 20%를 득표했다.
이같은 1차 투표 결과가 나온 뒤 극우정당이 의회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일간 르피가로는 1차 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극우 세력이 전체 의석수 577석 중 240∼270석, NFP는 180∼200석, 범여권은 60∼9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2차 투표 출구조사에 따르면 최종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2차 투표를 앞두고 좌파 연합과 범여권이 RN 후보의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대대적인 후보 단일화를 이룬 결과라는 것이 프랑스 언론의 분석이다.
좌파 연합 “마크롱, 우리에게 국가 운영 요청해야”
좌파 연합 내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후 기자회견에서 “유권자들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진 좌파 연합의 승리를 만들어냈다”며 환영했다.
멜랑숑 대표는 “우리 국민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분명히 거부했다. 국민의 과반수가 극우 세력이 아닌 다른 선택을 했다”며 “오늘의 결과는 수백만 명의 국민에게 엄청난 안도감을 안겨줬다”고 말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은 NFP에 국가 운영을 요청할 의무가 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물러나야 한다”며 “좌파 연합은 집권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정부 운영에 나설 뜻을 밝혔다.
NFP 소속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대표도 “오늘 저녁 프랑스는 RN이 집권하는 것을 거부했다”며 “NFP가 우리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총선 내내 지지율 1위를 달리다 막판에 3위로 추락한 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는 결과에 유감을 표했다. 특히 좌파 연합이 1당을 차지할 거란 소식에 “불명예스러운 동맹이 프랑스를 극좌의 품에 던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프랑스 국민의 편에 설 것”이라며 야당으로서 한층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은 전통에 따라 의회에서 전체 그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필요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9일 프랑스에서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국민연합이 득표율 1위를 기록하자 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 일정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치러진 1차 투표에서 국민연합이 주도하는 극우 연합은 33%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신민중전선은 28%를 득표해 2위, 마크롱 대통령의 중도 연합은 20%의 득표율로 3위에 그쳤다.
이번 총선 공약으로 국민연합은 에너지 부문 감세와 마크롱 대통령이 강행한 연금개혁 철회, 이민자 제한과 불법 체류자 추방을 내세웠다. 신민중전선은 식료품 가격 상한제와 연금개혁 철회, 최저임금 인상, EU 재정준칙에 따른 긴축 정책 폐기를, 중도 연합은 건전 재정과 일자리 창출, 고용주 부담 완화를 통한 근로자 저임금 개선을 약속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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