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영의 마켓 나우] 글로벌 고금리 장기화, 어떻게 볼 것인가

2024. 7. 8.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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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영 홍익대 경제학부 초빙교수

4.5% 수준인 미국 장기국채 금리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가 마치 ‘뉴노멀’처럼 보인다. 3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글로벌 경제가 높은 금리를 감내하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금리 하락을 예상했지만, 여전히 ‘더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랫동안(higher for longer)’ 계속되고 있다.

시장은 옳은 것이고 따라서 고금리 시대는 시시비비의 대상이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면, 현재의 높은 금리를 어떻게 해석할까. ‘고금리 내성’이 생겨 경제 주체들의 부담이 생각만큼 크지 않다는 설명이 유력하다. 팬데믹 당시의 저축으로 소비지출이 지속되고 있고 미국과 유럽에서 모기지 금리는 수십 년간 고정돼 있어 대출자들이 집을 옮기지 않는 한 고금리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많은 기업이 저금리 시절 장기채권을 발행, 미리 자금을 마련해 금융비용이 높지 않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은 지난해 부채상환 비용보다 보유현금의 이자소득이 더 많아 순이자지출이 오히려 줄었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수년간 미국 기업부채의 16%만이 만기도래해 부채의 평균 이자율이 2023년 4.2%에서 2025년 4.5%로 근소하게 높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김지윤 기자

그런 설명은 ‘시장의 평균’을 말할 뿐이다. 취약부문은 고금리에 대한 내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 예컨대 미국 중소기업은 빅 테크 등 대기업보다 부채 만기가 일찍 돌아와 부채를 갈아타는 과정에서 고금리에 노출된다. 경기가 부진한 유럽에선 2022년부터 기업파산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21년 말 현재 이탈리아·스페인 기업의 평균 부채 만기가 2년을 갓 넘은 것을 고려하면 조만간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기성세대에 비해 젊은 층의 부담이 큰 것도 지적된다. 생애 주기상 학자금부채 등으로 젊은 층은 기성세대와 달리 대부분 지출이 소득보다 많다. 평균적으로는 고금리의 주택가격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라 해도 새로 주택시장에 진입하는 젊은 층에는 부담이 매우 크다.

이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장기금리가 단기적으로는 채권의 수요·공급 관계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에서 단시일 내로 하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 주요국 정부의 국채발행이 막대해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고금리의 장기화는 가능성이 작다. 글로벌 경제의 장기 고성장을 예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주요국들이 긴축정책이 필요하지만 타이밍을 놓쳐 속수무책으로 불어난 재정적자 때문에 글로벌 재정 위기에 직면하는 것이다. 결국 경기침체 우려에 대비하는 선제적 금리 인하가 경제에 크게 충격을 주지 않으면서 고금리를 점진적으로 하향시키는 현실적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민영 홍익대 경제학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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