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완강한 완주론에 더 커진 교체론…“치킨게임 됐다”
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론을 잠재우기 위해 주말을 전후해 연이은 언론 인터뷰, 공개 유세 등에 나섰지만 건강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역부족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인식을 드러내는가 하면 인터뷰 질문 사전 조율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내 확산되는 공개적 사퇴론, ‘비(非)바이든’으로 돌아선 진보 성향의 주류 언론과 등 돌리는 고액 기부자 등 바이든이 처한 상황은 사면초가다. 그럼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연일 ‘완주’ 의지를 보이는 데다 11월 대선까지 시간이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환승’이 공멸을 부를 거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사퇴론과 완주론이 첨예하게 맞선 형국을 두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쪽 간 물러설 수 없는 ‘치킨게임’이 벌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 오후(현지시간) 공개된 ABC방송 인터뷰에서 “전능하신 주님께서 내려와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대선 레이스를 그만두겠지만 주님은 내려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느냐’는 진행자 조지 스테파노폴러스의 질문에는 “예스, 예스, 예스, 예스”라고 네 차례나 확언했다.
22분간 진행된 무편집 인터뷰를 두고 ‘폭망’ 수준이던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 토론보다는 나았지만 인지력 저하 우려를 해소하지는 못했다는 평이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경·인지력 검사를 받고 결과를 미 국민에게 공개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국정 수행을 통해) 매일 인지력·신경 검사를 받고 있다. 누구도 인지력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TV 토론 이후 트럼프에게 더욱 밀리는 것으로 나타난 최근 여론조사에 대해 진행자가 묻자 “저는 뒤지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여론조사가 정확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대선 패배 시 내년 1월 어떤 기분이겠느냐’는 질문에는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면 그게 바로 이 일의 의미”라고 답했다.
같은 날 경합주인 위스콘신 유세에 나선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꺾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프롬프터 도움을 받고 약 20분간 진행한 연설에서 바이든은 일자리 창출 등 성과를 거론하며 “아직 늙지 않았다. 40세처럼 보이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그의 확신과 민주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우려 사이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6일 앤지 크레이그 민주당 하원의원이 성명을 내고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이로써 바이든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하원의원은 로이드 도겟, 라울 그리핼버, 세스 몰턴, 마이클 퀴글리에 이어 크레이그가 다섯 번째가 됐다. 상원에서도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이 8일 바이든 후보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 회동을 추진하고 있다.
후보 교체 여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대혼란이 이번 주에 분기점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7일 오후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각 상임위 간사 등 핵심 하원의원들과 비공개 화상회의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후보 교체론이 집중 논의될 공산이 크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6일 SNS에 “‘졸린 조’는 미국을 파괴하는 선거운동을 계속해야 한다”고 비아냥댔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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