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다시 축구대표팀 맡는다
돌고 돌고 또 돌아 낙점한 주인공은 결국 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7일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7년 초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까지 2년 6개월이다. 축구대표팀이 정식 사령탑을 선임한 건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이 지난 2월 아시안컵 부진으로 경질된 이후 5개월 만이다. 홍 감독 선임 관련 내용에 대해 이임생 기술이사가 8일 기자회견을 열어 브리핑할 예정이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 수비수다. 2002 한·일월드컵 당시 축구대표팀 주장을 맡아 4강 신화를 이끌었다. 감독으로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최초로 동메달을 일구며 지도자 인생의 정점을 찍었다. A대표팀 지휘봉을 잡는 건 두 번째이자 10년 만이다.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지만 본선에서 1무2패로 탈락한 뒤 물러났다.
지난 2017년 KFA 전무이사를 맡아 4년 간 축구행정가로 활동한 그는 2021년부터 울산 지휘봉을 잡고 지도자로 현장에 복귀했다. 이후 2022년과 2023년 K리그1에서 2연속 우승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으로 거듭났다. 클럽팀과 대표팀에서 감독 역할을 두루 경험한 데다 KFA 운영 매커니즘을 잘 아는 게 홍 감독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임생 이사는 축구대표팀 감독직 우선 협상 대상자였던 다비드 바그너(독일), 거스 포옛(우루과이) 두 외국인 감독을 유럽 현지에서 면접한 뒤 지난 5일 귀국 즉시 홍 감독을 찾아가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제의했다. KFA 관계자는 “이 이사가 ‘삼고초려’하듯이 홍 감독을 설득했다. 홍 감독은 하루를 고민한 뒤 지난 6일 저녁 승낙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당초 지난 2월 정해성(66) 위원장을 필두로 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이하 강화위)가 출범한 직후 홍명보 감독은 ‘절친’ 황선홍(현 대전 감독)과 함께 축구대표팀 차기 사령탑 1순위 협상 대상자로 거론됐다. 하지만 강화위는 3월 A매치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정식 사령탑 선임을 미루고 임시 감독 체제로 전환했다. 5월에는 제시 마시(미국) 감독, 헤수스 카사스 감독(스페인) 등과 협상을 벌였으나 연봉과 근무 형태 등에서 이견을 보여 결렬 됐다. 강화위가 이후 100여 명의 지원자를 추가 검토하고도 외국인 감독 중 이렇다 할 적임자를 발견하지 못 하자 정 위원장은 지난달 말 홍명보 감독을 1순위로 하는 최종후보군을 꾸렸다.
그러나 정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돌연 사퇴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는데, 국내파 감독 위주의 리스트에 대해 축구협회 고위층이 불만을 표시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축구계에 나돌았다. 이후 정 위원장을 대신해 감독 선임 작업을 진행한 이임생 이사가 다시 한 번 홍 감독을 차기 사령탑 1순위로 선정하면서 관련 논란이 일단락됐다.
결과적으로 KFA는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5개월 가까운 시간과 비용, 노력을 허비한 셈이 됐다. 뿐만 아니라 K리그1에서 한창 선두 다툼 중인 팀(울산 2위)의 지도자를 갑작스럽게 대표팀으로 빼가는 모양새가 돼 K리그 팬들의 반발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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