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Note]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실력’이었다

한국에서 중국 제품은 조롱의 대상이었습니다. ‘대륙의 실수’라는 표현이 처음 나온 건 샤오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2015년 무렵이었습니다. 당시 샤오미가 내놓은 제품은 ‘짝퉁’으로 불렸고 대륙의 실수는 짝퉁을 에둘러 표현한 말이었습니다. 값싼 데다 한국을 비롯한 선진국 제품을 베낀 듯한데 용케도 기본 작동을 한다는 의미에서 대륙의 실수라고 한 것입니다.
대륙의 실수라는 평가야말로 실수였습니다. 현실은 ‘대륙의 실력’이었죠. 짝퉁 취급받던 중국산 스마트폰은 중국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원조 애플을 제친 지 오래입니다. 중국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1% 아래로 내려간 것도 한참 전입니다.
중국의 실력은 이제 미국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한국의 설 자리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현실입니다. 중국은 개구리 점프의 이점을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건너 모바일 결제로, 유선전화 건너 모바일 시대로 진입했지요. 내수시장이 광활하기에 애국소비까지 가세해 금세 시장점유율이 올라갔습니다.
양질전화의 법칙에 따라 실력도 개구리 점프를 했습니다. 과학 논문수와 영향력을 보여주는 ‘2024 네이처 인덱스’에서 중국은 처음으로 미국을 누르고 1위를 기록했습니다. 영상 생성 인공지능(AI) 기술은 한국을 한참 앞질렀습니다. 반도체는 미국이 뒤늦게 기술 통제에 나섰지만 중국은 범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습니다.
배터리 기술도 압도적입니다. 비야디는 전기차의 원조 테슬라를 흔들고 있지요. 한국의 강점이었던 디스플레이 기술도 위력적이라서 한국 기업의 설 자리를 압박합니다. 대륙의 실수라며 방심하던 사이 한국 산업이 중국에 속속 추월당하는 암울한 현실에 직면해 있습니다.
김동호 경제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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