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도 할 수 있다”…41세 ‘미스터 올스타’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1983년 12월 16일에 태어났다. 태어난 지 정확히 40세 7개월 4일째였던 지난 6일, 그는 뜻깊은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올스타전에서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해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미스터 올스타’로 뽑혔다. 역대 최고령 수상 기록이다. 지난 2011년 이병규(당시 36세 9개월 11일)가 남긴 종전 기록을 최형우가 13년 만에 4년 가까이 늘렸다. 마흔을 넘긴 나이에 현역으로 뛰기도 쉽지 않은데, 최형우는 올스타전에 나와 ‘별 중의 별’이 됐다.
최형우는 “솔직히 나이가 너무 많아서 조금은 민망한 기분으로 올스타전에 왔다. 젊은 선수들이 열심히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있어도 되는 자리인가’ 싶기도 했다”면서 “그래도 꼭 한 번은 MVP를 받아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나처럼 나이 든 선수도 이런 자리에 나와서 잘할 수 있다는 걸 후배들이 느낄 수 있다면, 그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최형우는 지난 2002년 삼성 라이온즈에 포수로 입단했지만, 4년간 1군 6경기에서 7타석을 소화한 뒤 쫓겨났다. 다행히 그해 창단한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시작했고, 외야수로 전향해 타격에 집중했다. 절치부심 끝에 2007년 퓨처스(2군) 북부리그 타격 7관왕에 오른 그는 전역 후 삼성에 재입단해 두 번째 스타트를 끊었다.
최형우는 결국 프로 데뷔 6년 만인 2008년 삼성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았다. 그해 스물다섯의 나이로 신인왕에 올라 당시 역대 최고령 수상 기록도 세웠다. 이후에도 계속 성장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달성했다. 특히 2016년엔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타점 2위에 해당하는 144타점을 쓸어 담았다. 그 결과 지난 2017년 4년 간 총액 100억원을 받는 조건에 고향 팀 KIA로 이적했다.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역사에 공식적으로 ‘100억원 시대’를 연 주인공이 됐다. KIA는 2021시즌을 앞두고 최형우와 다시 3년 총액 47억원에 계약했다.
그사이 불혹을 넘긴 최고참급 베테랑이 됐지만, 최형우의 행보는 여전히 거침이 없다. 지난해 4월 통산 최다 2루타, 6월 통산 최다 타점 기록을 다시 썼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12일 통산 최다 루타 부문 1위로 나섰다. 이렇다 할 큰 부상 없이 묵직한 ‘해결사’의 존재감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최형우는 올 시즌 전반기에도 팀이 치른 83경기 중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6, 홈런 16개, 7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전반기를 1위로 마친 KIA에서 그는 여전히 4번 타자다. 심지어 타점은 리그 전체 1위다. 후반기에도 기세를 유지하면 KBO리그 역대 최고령 타점왕 기록도 다시 쓸 수 있다. 종전 기록은 2005년 35세의 나이로 타점왕에 오른 래리 서튼이 갖고 있다.
최형우는 “팀 순위만 보면 전반기는 완벽했다고 본다. 그래도 후반기에는 더 잘해야 한다”며 “당장 9일부터 2위 LG와 중요한 3연전을 시작한다. 전반기에 부족했던 점을 디테일하게 보완해 후반기도 같은 순위(1위)로 끝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인천=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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