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보내는 울산, '선장 잃은 배' 됐다…"충분히 협의, 떠나는 시기 미정"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홍명보 감독이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하게 되면서 울산HD는 선장 잃은 배가 됐다.
홍 감독을 보내는 울산은 홍 감독의 대표팀 부임에 대해 대한축구협회(KFA)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면서 결별은 확정됐으나 아직 홍 감독이 울산을 떠나 대표팀으로 향하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홍명보 감독이 차기 대표팀 감독에 내정됐다고 전했다. 홍 감독 내정에 대해서는 새 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책임지고 있던 이임생 기술이사가 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브리핑 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위르겐 클린스만 전임 감독이 올해 초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 뒤 약 5개월 동안 새 사령탑을 물색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이끌 감독을 찾기 위해 3월과 6월 두 번의 A매치를 황선홍과 김도훈 두 임시 감독에게 맡기기도 했다. 그러다 이미 지난 3월부터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에 거론되던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새 수장으로 내정했다.
홍명보 감독은 선수 시절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레전드 수비수였다. 동북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를 거쳐 포항제철 아톰즈(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데뷔한 홍 감독은 이후 벨마레 히라츠카, 가시와 레이솔(이상 일본), LA 갤럭시(미국)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고려대에 재학 중이던 1989년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이회택 감독에 의해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홍명보 감독은 이후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최종명단에도 발탁돼 월드컵 본선에서도 선발 출전했다.
이탈리아 월드컵 뒤로도 1994 미국 월드컵, 1998 프랑스 월드컵, 그리고 2002 한일 월드컵까지 총 네 번의 월드컵에 참가했던 홍 감독은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일원으로서 월드컵 브론즈볼을 수상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레전드 수비수로 이름을 남겼다.
한일 월드컵 직후 지도자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한 홍명보 감독은 2006 독일 월드컵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팀 코치를 지냈고,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과 2012 런던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을 거쳐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도 했다.
브라질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탈락의 고배를 마신 홍명보 감독은 항저우 뤼청에서 재기를 노렸으나 이 마저도 실패했다.
홍명보 감독이 명예 회복에 성공한 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가 된 이후였다. 홍 감독은 당시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이었떤 김판곤 현 말레이시아 감독과 함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을 일궈낸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달성했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 등을 선임하는 등 행정가로서 성공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2020년 다시 지도자로 돌아와 울산에 부임한 홍명보 감독은 2022시즌과 2023시즌 연속으로 K리그1를 제패하면서 명장 반열에 올랐고, 이번 시즌 울산의 3연패를 위해 나아가고 있었다. 울산(승점 39)은 현재 김천 상무(승점 40), 포항 스틸러스(승점 38)와 선두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중이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이 갑작스럽게 대표팀으로 떠나게 되면서 K리그1 3연패를 향해 순항하던 울산은 말 그대로 선장 잃은 배가 되어버렸다. K리그1 시즌이 반환점을 돌고 선두와 승점 1점 차를 유지하고 있는 시점에 팀에 리그 2연패를 안긴 수장을 잃은 것이다.
당장 오는 10일 광주FC전과 13일 FC서울전을 대비해야 하는 울산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으로 떠나는 게 진작에 확정됐다면 새 감독을 찾을 준비를 할 수 있었지만, 울산도 홍 감독 후임을 찾는 데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울산 김광국 대표이사는 7일 연합뉴스를 통해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고 충분히 협의했다"면서 "한국 축구와 K리그의 발전을 두고 많이 고민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김 대표는 "홍명보 감독이 언제부터 대표팀으로 완전히 떠나야 하는지 여부는 축구협회와 더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라며 홍 감독이 어느 시점에 울산을 떠날지는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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