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상푸 前국방 사형설까지 돈다…중국군 낙마 장성만 10여명
리상푸(李尙福·66) 중국 전 국방부장이 중국 인민군 사상 처음으로 사형 판결을 받는 상장(한국군의 대장에 해당)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서 리 전 부장은 지난달 27일 중국공산당(중공) 중앙정치국회의에서 “본인의 인사 청탁과 뇌물 공여, 초심과 사명을 배반하고 당성 원칙을 상실한” 혐의로 당적과 군적이 박탈됐다. 20기 중앙위원인 리 전 부장은 오는 15~18일 열리는 20기 3중전회(3차 중앙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최종 추인을 받은 뒤 군 검찰로 이첩될 전망이다.
5일 대만 연합보는 “중공 군대에서 정치 죄목은 전쟁 시기의 ‘당과 국가를 배반한 것(反黨反軍)’에 해당한다”며 “통수권자의 지침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리상푸가 처음으로 극형을 당하는 상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중국 군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보도했다.
앞서 리 전 부장과 함께 그의 전임자인 웨이펑허(魏鳳和·70) 전 국방부장도 당적과 군적을 박탈당했다. 웨이 전 부장은 “청렴 기율 위반, 선물 및 현금 수수”와 “신앙이 무너지고 충성과 절개를 상실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리 전 부장이 체포된 지 3주 뒤 체포된 웨이펑허는 다만 뇌물 공여 혐의는 받지 않았다.
리·웨이 두 전임 국방부장의 동시 낙마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년간 추진한 군 부패 척결이 상처를 입게 됐다. 특히 웨이 전 부장은 지난 2012년 11월 23일 시 주석이 군 통수권자에 취임한 뒤 처음으로 상장 계급장을 직접 달아준 장성이어서 파장은 더욱 크다. 때문에 장쩌민 시대에 발탁한 쉬차이허우(徐才厚), 궈보슝(郭伯雄) 군사위 부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이 발탁한 팡펑후이(房峰輝) 전 연합참모장이 선고받은 무기징역보다 엄한 중형이 판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리 전 부장이 뇌물 공여 혐의를 받은 만큼, 그가 준 뇌물이 어디로 흘러갔는 지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만 언론은 리 전 부장의 진술로 웨이 전 부장이 체포됐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은 최신호에서 중국의 국방부장은 실권이 없다는 것을 아는 리 전 부장이 웨이 전 부장에게 뇌물을 건넸을 가능성은 적다며 다른 막후 실력자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 인민군에선 두 전직 국방부장을 포함해 지난 1년간 대장급 5명, 중장 5명, 소장 2명이 낙마했다. 군부 숙청은 다음 주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르 두고 전문가들은 시 주석은 지난 6월 17~19일 옌안(延安)에서 소집한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회의’를 주목한다. 시 주석은 당시 “현재 세상 물정, 나라 사정, 당의 상황, 군대 분위기가 모두 복잡하고 심각한 변화가 발생했다”며 “군에 부패분자가 숨을 곳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총자루는 시종 당에 충성하고 믿을 수 있는 자가 장악해야 한다”며 추가 숙청을 예고했다.
중국군 '2인자'인 장유샤(張又俠·74) 군사위 부주석도 위태롭다는 추정도 나온다. 지난해 7월 20~21일 베이징에서 소집됐던 전군 당건설회의룰 보도한 중국중앙방송(CC-TV) 뉴스에 장 부주석과 리 전 부장의 불참 사실이 함께 보도된 점, 장 부주석이 리 전 부장의 장비발전부 전임자라는 점이 근거다. 서열 3위 허웨이둥(何衛東·67) 군사위 부주석도 지난 3월 “가짜 전투 능력 단속” 발언 뒤 3주간 공식 활동이 중단됐고 해당 발언도 신화사 등 관영 매체에서 삭제된 상태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당시 허 부주석의 잠적 사유에 각종 억측이 나돌기도 했다.
친강, 당적 유지 4등급 강등 후 퇴직설
반면 다음주 3중전회에서 중앙위원 퇴출 여부를 결정할 또다른 고위급 인사인 친강(秦剛·58) 전 외교부장은 '연착륙'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월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그의 사직을 받아들인 것이 근거다. 친 전 부장의 경질 사유로 거론된 혼외자 사안은 당 기율과 국법을 위반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해 3중전회에서 중앙위원을 면직한 뒤 당적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에선 중공의 행정처분과 기율처분을 일컫는 정기(政紀) 처분에 따라 현재 부총리급인 친강은 4등급 아래인 국장급으로 강등당한 뒤 외교부 산하 출판기관 차석으로 발령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나온다. 이에 따르면 친강은 병가로 2년을 지낸 뒤 국장급 정년 60세에 맞춰 퇴직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베이징에서 만난 한 시사평론가는 “다음 주 3중전회는 지난 2022년 3연임 직후 백지시위에 이어 친강, 리상푸의 연쇄 낙마로 인사 책임론에 시달렸던 시진핑 주석이 1년 만에 군내 부패 척결을 앞세워 군권과 당권을 재확립하는 화려한 복귀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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