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연기·이야기의 힘…‘커넥션’, SBS 금토드라마 체면 세웠다

정진영 2024. 7. 7.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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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친구로 시작했다가도 끼리끼리 도와주고 서로 뒤봐주고 그렇게 변질되는 경우가 허다하잖아. 그런 건 우정도 아니고, 뭐라고 해야 되냐?" "커넥션."

SBS가 우정의 의미를 되짚은 드라마 '커넥션'으로 금토드라마 1위의 위상을 되찾았다.

올해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드라마 속에서 마약은 사람과 우정을 변질케 하는 도구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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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종영한 SBS 드라마 '커넥션' 중 한 장면. SBS 제공

“처음엔 친구로 시작했다가도 끼리끼리 도와주고 서로 뒤봐주고 그렇게 변질되는 경우가 허다하잖아. 그런 건 우정도 아니고, 뭐라고 해야 되냐?” “커넥션.”

SBS가 우정의 의미를 되짚은 드라마 ‘커넥션’으로 금토드라마 1위의 위상을 되찾았다. 흥미로운 소재와 긴장감 넘치는 사건들, 탄탄하고 신선한 전개에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까지 더해지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커넥션’은 첫회 시청률 5.7%로 출발했지만 회를 거듭하며 시청자의 흥미를 자극해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 6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최고 시청률 14.2%를 찍었다. 올해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드라마는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에이스 형사 장재경(지성)과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마약, 사망 사건들 사이 엉킨 실타래를 풀어가는 서스펜스물이다. 초반부엔 재경을 마약에 중독시킨 사람이 누구인지, 왜 그를 중독시킨 건지 밝혀내는 것이 이야기의 중심축이었다. 후반부는 과거의 사건들과 준서(윤나무)의 죽음 사이 연결고리를 파헤치는 내용이다. 재경의 옛 친구 준서는 재경과 윤진(전미도) 앞으로 거액의 보험금을 남기고 사망했다.

SBS 드라마 '커넥션'에서 마약에 중독된 형사 장재경을 연기한 지성은 사실감 넘치는 연기로 시청자에게 호평을 받았다. SBS제공

등장인물들은 마약과 돈을 매개로 연결된다. 드라마 속에서 마약은 사람과 우정을 변질케 하는 도구로 등장한다. 마약은 그간 많은 콘텐츠에서 환락과 타락의 상징으로 그려져 왔지만 ‘커넥션’은 부작용과 병증에 초점을 맞췄다.

무엇보다 마약에 중독된 인물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점에서 다른 작품들과 달랐다. 흔들리는 재경의 시선을 표현하기 위해 보디캠을 사용하거나 극단적인 금단 현상으로 괴로워하며 식은땀을 흘리고 충혈이 된 재경의 눈을 꽉 찬 클로즈업으로 담아내는 식이다.

긴박감 넘치는 연출과 탄탄한 이야기를 빛나게 한 건 배우들의 연기력이었다. 지성은 마약 금단 현상으로 점점 말라가는 모습, 가쁜 숨을 쉬고 행동과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태를 실감 나게 그려 주목 받았다. 캐릭터의 상황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지성을 체중을 15㎏가량 감량했다. 그의 연기는 ‘약 들린 연기’라 불리며 방영 내내 화제가 됐다.

SBS 드라마 '커넥션' 중 한 장면. SBS 제공

조연 배우들도 현실적인 연기로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마약 사건의 핵심에 있던 3인방 원종수(김경남)·박태진(권율)·오치현(차엽)과 이들에게 기생해 살아가던 정윤호(이강욱)·정상의(박근록), 그리고 드라마의 감초가 돼준 허주송(정순원)까지 조연도 함께 빛나는 드라마였다.

사건의 진실로 향해가는 이야기들이 촘촘히 쌓이며 드라마의 시청률은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화제성도 높았다. ‘커넥션’은 3주 연속 TV-OTT 드라마·비드라마 부문 화제성 1위(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에 올랐다.

지난 6일 종영한 SBS 드라마 '커넥션' 중 한 장면. SBS 제공

SBS는 오랜만에 완승을 거뒀다. ‘천원짜리 변호사’ ‘모범택시’ ‘낭만닥터 김사부’ ‘악귀’가 인기를 이어가며 금토드라마 왕좌를 쥐고 있던 SBS는 지난해 말부터 MBC와 비교해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경쟁 상대인 MBC는 ‘연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밤에 피는 꽃’ ‘원더풀 월드’ ‘수사반장 1958’까지 연이은 흥행 기록을 썼다.

강력한 액션과 흥미진진한 범죄 수사 과정으로 시청자들을 몰입시키다가 ‘진실한 우정을 회복했다’는 다소 낭만적인 결론으로 막을 내린 데 대해서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다.

윤석진 드라마평론가는 7일 “경쟁 구도가 만연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우정의 낭만을 얘기하는 게 현실적인 공감대를 얻긴 어렵다. 결말에서 갑작스레 드러낸 주제가 자연스럽지 않은 느낌”이라면서도 “마약은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소재인데 마약에 중독된 형사,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과정 등을 흥미롭게 전개하고 마약의 심각성도 극적으로 잘 표현한 작품”이라고 분석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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