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고 또 돌아 홍명보…10년 만에 다시 축구대표팀 감독
돌고 돌고 또 돌아 결국 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7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55)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표팀에는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이 지난 2월 아시안컵 부진으로 경질된 이후 5개월 만에 정식 감독이 부임하게 됐다. 한국 대표팀은 수개월 동안 정식 감독을 찾지 못하고 지난 3월과 6월 두 차례 A매치 기간을 임시 감독 체제로 치렀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 수비수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주장을 맡아 4강 신화를 이끌었다. 감독으로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 최초로 동메달을 일궜다. A대표팀 감독에는 10년 만에 복귀한다. 홍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을 1년여 앞둔 2013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1무 2패로 탈락한 뒤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2017년 축구협회 전무이사를 맡아 4년간 축구 행정가로 활약한 그는 2021년부터 울산 HD를 맡으며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울산에서 2022년과 2023년 K리그1에서 2연속 우승하며 리그 대표 명장으로 거듭났다. 이미 여러 프로팀과 대표팀 감독을 경험한 데다 축구협회 행정을 잘 안다는 점이 홍 감독의 강점으로 꼽힌다. 이임생(53) 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이임생 이사는 대표팀 감독 후보였던 다비드 바그너(53·독일), 거스 포옛(57·우르과이) 두 외국인 감독을 유럽에서 면접하고 귀국한 지난 5일 홍 감독을 직접 찾아가 대표팀 사령탑 자리를 제의했다. 이 이사는 홍 감독의 고려대 3년 후배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 이사가 '삼고초려'하듯이 홍 감독을 설득했다. 홍 감독은 하루를 고민한 뒤 지난 6일 저녁에 승낙 의사를 전해왔다"고 밝혔다. 아직 홍 감독의 계약 세부 사항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2026 북중미월드컵까지는 확실히 대표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2028년 아시안컵까지 4년을 보장받을 가능성도 있다.
결과적으로 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을 물색하기 위해 수개월 허비한 끝에 홍 감독을 선임했다. 정해성(66)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을 필두로 한 전력강화위원회는 지난 5월 최종 후보였던 제시 마시(53·미국) 감독과 협상을 벌였지만, 연봉과 세금 등에서 이견을 보이며 결렬됐다. 이후 적합한 감독 후보가 떠오르지 않자, 정해성 위원장은 지난달 말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 후보 1순위로 추천했다. 그러나 당시 축구협회 고위층에선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정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돌연 사퇴했다. 그러자 차기 감독이 외국인 쪽으로 기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정 위원장에 이어 감독 선임 작업을 이끈 이임생 이사가 외국인 후보들과 면접한 뒤 홍 감독이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면서 결국 축구협회는 홍 감독에게 감독직을 맡기기로 했다. 클린스만 경질 이후 5개월 동안 감독 선임 과정에서 시간, 인력, 재정 등을 허비하는 '헛발질'을 한 데다 K리그1에서 한창 선두 다툼(울산 2위) 중인 지도자에게 갑작스럽게 대표팀을 맡겼다는 점에서 축구협회는 팬들의 반발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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