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상반기 ‘한은 마통’서 91조6000억원 빌려…역대 최대
정진호 2024. 7. 7. 15:48
정부가 올해 상반기 한국은행에서 빌린 돈이 9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당장 쓸 돈이 부족할 때 일시 대출 제도를 활용해 한은으로부터 돈을 끌어온다. 상환 기간이 짧고 수시로 빌리는 게 가능하다 보니 한은 ‘마이너스 통장’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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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1~6월) 정부는 한은에서 91조6000억원을 빌렸다. 이 중 71조7000억원을 상환해 6월 말 기준 갚지 못한 잔액은 19조9000억원이다. 차입금은 상반기 기준 관련 통계가 있는 2011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작스럽게 재정 지출이 늘어난 2020년 상반기(73조3000억원)는 물론 역대 최대 세수 펑크가 발생한 지난해 상반기(87조2000억원)보다 더 늘었다.
정부, 1~6월 한은서 91조원 빌려
7일 한국은행이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1~6월) 정부는 한은에서 91조6000억원을 빌렸다. 이 중 71조7000억원을 상환해 6월 말 기준 갚지 못한 잔액은 19조9000억원이다. 차입금은 상반기 기준 관련 통계가 있는 2011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갑작스럽게 재정 지출이 늘어난 2020년 상반기(73조3000억원)는 물론 역대 최대 세수 펑크가 발생한 지난해 상반기(87조2000억원)보다 더 늘었다.
정부가 상반기 ‘한은 마통’ 이용을 늘린 건 올해도 이어진 세수 결손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세 수입은 151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0조2000억원)보다 9조1000억원 줄었다. 지난해는 역대 최대 세수 결손이 발생한 때였는데, 올해는 이보다도 세금이 적게 들어왔다. 전년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내는 법인세가 대폭 줄어든 영향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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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수는 부족한데 정부의 재정 지출은 상반기에 집중됐다. 정부는 약자 복지, 일자리, SOC 사업을 중심으로 한 해 예산의 65%를 상반기에 신속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고금리로 인해 내수 경기가 부진하자 재정 투입을 앞당긴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환 기간이 긴 채권 발행 대신 한은 일시 대출로 상반기에 돈을 쓰고, 하반기 세수로 갚으려고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상반기 재정 집중…이자만 1291억원
세수는 부족한데 정부의 재정 지출은 상반기에 집중됐다. 정부는 약자 복지, 일자리, SOC 사업을 중심으로 한 해 예산의 65%를 상반기에 신속 집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고금리로 인해 내수 경기가 부진하자 재정 투입을 앞당긴 것이다. 이 때문에 상환 기간이 긴 채권 발행 대신 한은 일시 대출로 상반기에 돈을 쓰고, 하반기 세수로 갚으려고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아무리 단기 대출이라고 해도 이자는 발생한다. 올해 상반기 한은 일시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1291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정부가 한은 마통을 썼다가 갚은 이자 가운데 가장 많다. 정부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돈을 한은에서 수시로 빌리게 되면서 이 돈이 시중에 풀렸을 때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 마통의 경우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다 보니 정부가 대출 형태로 돈을 빌리는 데 부담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또 하반기 세수로 상반기 한은 일시 차입금을 갚는 식의 ‘돌려막기’ 상황에서 하반기 세수마저 줄어들 경우 재정 지출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는 “국고 부족자금을 조달하는 한국은행 일시 차입 목적을 고려할 때 관련 자료를 공개해 재정운용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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