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복싱 암흑기, 오연지가 끊어낸다… 도쿄 설움 딛고 다시 뻗는 주먹

이누리 2024. 7. 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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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복싱 간판 오연지(34·울산광역시체육회)에게 이번 올림픽은 '마지막 기회'다.

생애 첫 올림픽이었던 도쿄 대회에선 기대를 한몸에 받고 출전했다가 허무하게 첫판을 졌다.

한국이 올림픽 쿼터 확보에 실패하는 바람에 오연지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예선대회(WQT) 입상을 통해 출전권을 따내야 했다.

이번 올림픽에선 '오연지만의 복싱'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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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지가 지난달 1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2차 세계예선 60㎏급 경기에서 상대를 향해 훅을 날리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공

한국 여자 복싱 간판 오연지(34·울산광역시체육회)에게 이번 올림픽은 ‘마지막 기회’다. 생애 첫 올림픽이었던 도쿄 대회에선 기대를 한몸에 받고 출전했다가 허무하게 첫판을 졌다. 두 번의 실수는 없다. 후회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각오와 함께 오연지는 파리로 향한다.

전국체전 11연패, 한국 여자 복싱의 유일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그를 둘러싼 여러 타이틀이 말해주듯 오연지는 국내에선 적수가 없다. 열여섯 살 때 삼촌이 운영하는 체육관에 갔다가 취미로 글러브를 끼게 된 그는 각종 대회를 휩쓸며 일찌감치 태극마크를 달았다.

타고난 승부욕에 재능이 뒷받침되기도 했지만 거저 얻은 타이틀은 아니다. 오연지는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연습벌레’로 정평이 나 있다. 김호상 복싱 감독은 “훈련량 자체가 다른 선수들과 차이가 난다”며 “훈련이 끝나고 링 위에서 10분은 더 머물고, 정리할 때도 거울 앞에서 30분간 더 운동하고 간다. 야간에는 따로 웨이트 운동까지 병행한다”고 말했다.

올림픽 출전을 확정한 후엔 온종일 훈련을 해도 모자란다. 그만큼 간절한 무대여서다. 한국이 올림픽 쿼터 확보에 실패하는 바람에 오연지는 아시안게임과 세계예선대회(WQT) 입상을 통해 출전권을 따내야 했다.

오연지가 지난달 1일(한국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2차 세계예선 60㎏급 경기에서 상대를 향해 훅을 날리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제공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난 3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세계예선 1차 대회에선 8강전 탈락으로 출전권이 멀어지는 듯했다. 오연지는 “빨리 출전권을 따고 싶었지만 그렇게 안 돼서 마음을 많이 비우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마음을 비우자 성적이 따라왔다. 심기일전해 나선 지난달 태국에서 열린 세계예선 2차 대회 때는 준결승전에서 승리하며 상위 3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번 올림픽에선 ‘오연지만의 복싱’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 상대 타격을 위해 연습 중인 동작이 잘 나오는 게 관건이다. 오연지는 “아직 완성되지 않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동작이 있는데 올림픽에선 그 기술이 잘 들어갔으면 좋겠다”며 “대범하고 여유롭게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연지의 무기 중 하나인 스트레이트 공격도 벼리는 중이다. 김 감독은 “오연지가 스트레이트가 정말 좋다. 스트레이트 공격은 스텝을 잘 밟아야 하는 기술”이라며 “원체 스텝이 좋아 지난 태국 대회 때는 상대가 오연지의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하더라”고 설명했다. 첫 경기 고비만 넘기면 메달권까지 노려볼 전망이다.

한국 복싱은 난세에 영웅이 탄생하길 기대하고 있다. 2021년 대한복싱협회가 관리단체로 전환된 뒤 여전히 열악한 환경이지만 복싱인들이 힘을 하나로 모으는 중이다. 이번엔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한순철,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정주 등이 코치진으로 대동해 승리 흐름을 다잡는다. 오연지는 12일 격전지 파리로 출국해 27일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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