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내정설' 나온 뒤 5개월, 결국 결론은 홍명보 감독… 이럴거면 시간낭비 왜 했나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홍명보 울산HD 감독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내정됐다는 발표에 축구팬들은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 측에서 홍 감독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온 건 거의 5개월 전부터다.
축구협회는 7일 '축구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이튿날 오전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홍 감독의 이름은 처음부터 계속 거론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아시안컵의 경기력 부진과 각종 논란으로 인해 경질된 게 2월 16일이었다. 그 직후부터 홍 감독을 비롯한 국내파 선임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퍼졌고, 여러 매체에서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임원회의에서 이석재 축구협회 부회장이 한국 감독을 선임하면 된다고 말한 것이 유출되면서 내정설은 더 강력해졌다.
고작 5일 뒤인 2월 21일 정해성 당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첫 브리핑을 하면서 "위원회에서 외국 감독을 열어뒀지만 국내 감독에 비중을 둬야하지 않냐는 의견을 나눴다. 클럽에서 일하고 계신 분이 감독으로 선임되면 그 클럽에 직접 찾아가 도움을 요청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뒤로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국내감독이 후보군에서 빠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처음에는 2월 중에 감독을 선임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해외 감독과 접촉해 협상하고 데려오는 게 불가능했다. 당시에는 선임 기한에 대한 목표만 봐도 무조건 국내 감독을 원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여의치 않자 3월을 황선홍 임시감독에게 맡겼고, 당시 U23 감독이었던 황 감독은 겸임의 여파로 올림픽 남자축구 예선 탈락이라는 초대형 실패를 떠안아야 했다.
4월 2일 정해성 위원장이 밝힌 당시 선임 후보는 국내 4명, 해외 7명이었다. 당시에도 K리그 및 연령별 대표팀 현역 감독이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4월 말 파리 올림픽 이후 A대표팀 부임설의 주인공이었던 황 감독이 올림픽 예선 탈락으로 사실상 후보군에서 배제됐다. 5월 초 축구협회가 진지하게 노린 것으로 알려진 제시 마시 감독이 캐나다 대표팀을 택하면서 국내외 대안이 모두 소멸했다. 다시 홍명보만 남았다.
그리고 정식감독 선임을 앞둔 6월 말, 다시 한 번 홍 감독이 가장 유력하다는 설이 널리 퍼졌다. 그 이후 정해성 위원장이 사임하고 이임생 기술이사가 해외 출장을 통해 다비트 바그너, 거스 포옛 후보와 면접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임생 이사 귀국 후 빠르게 홍 감독으로 가닥이 잡혔다.
애초에 모든 면에서 이상한 선임 작업이었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 직후 한 달도 안 돼 후임을 뽑겠다고 축구협회 측에서 장담한 것부터 이상했다. 이후에도 장기적인 선임 계획을 세우는 게 아니라 두 차례에 걸쳐 다급한 기한을 설정했다가 모두 지키지 못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지금은 유로 2024 및 코파 아메리카가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탈락 감독들이 속출하고, 이들이 새 직장을 찾는 시기다. 일부 유럽 국가 감독들이 한국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이어지기도 했다. 즉 이렇게 일정이 밀릴 거였으면 애초에 7월 중순 정도까지 후보를 추린 뒤 진행해도 괜찮았다. 그런데 오히려 좋은 후보들이 구직시장에 나오기 직전, 좋은 해외감독 후보군이 부족한 시기를 기한으로 설정해 두고는 '역시 어쩔 수 없다'며 홍 감독으로 회귀했다.
이럴거면 처음부터 왜 홍명보인지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게 나았다. 2월에 홍 감독이 내정자인 것처럼 알려진 것도 나쁜 그림이었지만, 지금 홍 감독은 해외파 여러 명과 협상한 뒤 차선의 차차선처럼 되고 말았다. 축구협회에 다른 옵션이 남지 않았다는 명분은 있으나 '여러 옵션 가운데서도 홍명보를 믿고 택했다'는 상황이었다면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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