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크로스, 은퇴 경기서 '폭력범' 수준 추태…12살 어린 스페인 선수 '6주 OUT'
(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축구선수 마지막 경기를 치른 독일의 토니 크로스의 마지막이 깔끔하지 않다.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그가 범한 과격한 태클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그의 태클로 스페인 페드리는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크로스는 지난 6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스페인과의 8강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팀의 1-2 패배는 막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 은퇴를 선언한 크로스의 마지막 경기였다.
크로스의 마지막 경기였기에 크로스는 경기 후 스페인 팬들로부터도 박수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지만 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그가 경기 도중 저지른 태클 때문이었다.
크로스의 좋지 않은 태클이 나온 것은 전반 3분이었다. 스페인은 독일의 공격을 저지하고 역습을 전개하고자 했다. 스페인 미드필더 로드리가 페드리에게 패스를 건넸고 페드리가 드리블을 하려던 순간 크로스의 다리가 페드리의 무릎과 크게 부딪혔다. 크로스는 스페인의 역습을 끊어내기 위해 태클을 했으나 태클이 너무 깊었다.
하지만 크로스에게 경고 한 장 나오지 않았다. 앤서니 테일러 주심은 그에게 주의만 줬고 페드리는 고통을 호소하며 누워 있었다. 페드리는 부상으로 경기를 더 이상 소화하지 못했고 전반 8분 만에 다니 올모와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부상의 정도도 심각했다. 스페인 축구협회는 "국가대표 페드리의 검사 결과, 왼쪽 무릎 내측 염좌 2등급 판정을 받았다"며 "그는 유로 2024가 끝날 때까지 팀 동료들과 함께 남을 것"이라며 그의 부상 정도를 알렸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바르셀로나 소식을 전하는 '바르사 유니버설'은 "페드리가 앞으로 6주 동안 경기에 출장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페드리가 새로운 감독인 디터 한스 플리크의 지휘하에 진행되는 바르셀로나의 프리시즌 준비에 참여하지 못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새로운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완벽한 컨디션을 갖추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크로스도 페드리의 부상에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며 마지막에 페드리를 언급했다. 그는 "당신을 다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 빨리 회복하고 최선을 다하길 빈다. 당신은 훌륭한 선수다"고 덧붙였다.
에이스 페드리의 부상이었기에 8강에서 스페인이 개최국 독일을 꺾기 어려워 보였다. 조별 예선과 16강까지 페드리가 기록한 공격 포인트는 1개에 불과했지만 그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중원에서 로드리, 파비안 루이스와 함께 스페인의 중원을 책임졌다.
페드리가 없어도 스페인은 강했다. 페드리 대신 투입된 올모가 독일을 제압하는 주역이 됐다.
올모는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6분 라민 야말의 패스를 논스톱 슈팅으로 독일의 골문을 열었다. 독일에 후반 44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경기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경기가 승부차기로 향하는 듯했으나 이번에도 올모의 발끝이 빛났다.
올모는 연장 후반 14분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미켈 메리노가 이를 머리로 방향만 바꾸며 결승골을 넣었다. 스페인은 남은 시간 1골 차를 지키며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올모는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스페인은 자신들을 묶은 징크스도 깨뜨렸다. 스페인은 1934년 이탈리아 월드컵 이후로 월드컵이나 유로 대회 토너먼트에서 개최국을 꺾은 적이 없었지만 90년 만에 징크스를 벗어냈다.
크로스는 마지막 대회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조별 예선에서 유로 대회 최다 패스 신기록을 경신하며 여전한 기량을 과시했고 스코틀랜드와의 1차전 80분을 소화한 것을 제외하고 모두 풀타임 소화하며 독일 중원의 핵심이었다.
크로스가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도 극적이었다. 크로스는 유로 2020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고 국가대표에 차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회 전, 독일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그에게 마지막 대회를 뛰어달라고 부탁했고 크로스가 이를 받아들이며 지난 3월 A매치부터 다시 발을 맞췄다. 짧은 시간임에도 그는 마지막 대회에서 자신의 클래스를 입증했다.
마지막까지 아름다울 수 있었으나 자신보다 12살 어린 페드리를 향한 잔인한 태클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사진=연합뉴스, 토니 크로스 SNS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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