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돌풍 잠재운 네덜란드, 쿠만 감독 용병술 빛났다
[노성빈 기자]
▲ 7일(한국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튀르키예의 유로 2024 8강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스테판 더 프레이가 1-1로 비긴 뒤 동료 선수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 EPA=연합뉴스 |
네덜란드가 튀르키예의 돌풍을 잠재우고 20년 만에 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네덜란드는 7일 새벽(한국시각)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에서 열린 UEFA 유로 2024 8강 토너먼트 튀르키예와의 경기에서 2대 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유로 2004 이후 20년 만에 준결승에 오른 네덜란드는 잉글랜드와 결승 진출을 놓고 한 판 승부를 펼치게 됐다.
극적인 역전승 거둔 네덜란드
경기 초반에는 네덜란드가 적극적인 공격 태세를 취했다. 전반 1분 멤피스 데파이의 슈팅을 시작으로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앞세운 네덜란드는 전반 12분까지 세 차례의 슈팅을 시도하며 선제골을 노렸다.
튀르키예도 물러서지 않었다. 수비 땐 5백으로 내려서 네덜란드의 공간을 차단한 뒤 아르다 귈레르의 정교한 킥을 바탕으로 한 박자 빠른 역습일을 노리며 경기를 풀어나간 튀르키예는 선수들의 높은 에너지 레벨이 빛을 발하며 서서히 경기 주도권을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튀르키예의 선제골이 나왔다. 전반 35분 왼쪽에서 올린 코너킥을 수비가 클리어링 해내자 이를 잡은 아르다 귈레르는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을 사메트 아카이딘이 헤더골로 연결시키면서 튀르키예가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을 마쳤다.
다급해진 네덜란드는 후반 시작과 함께 베르흐바인 대신 베호르스트를 투입하면서 공격진에 변화를 준다. 이를 통해 공격의 활로가 서서히 열려간 네덜란드는 후반 10분 멤피스 데파이가 이날 팀의 첫 유효슈팅을 기록한 데 이어 후반 25분에는 베호르스트의 슛이 튀르키예 귀녹 골키퍼에게 막히는 등 차츰 나아지는 공격을 펼쳤다. 여기에 후반 11분 아르다 귈레르의 슈팅이 골대를 맞은데 이어 21분 일디즈의 슈팅을 페르브뤼헌 골키퍼가 선방해내는 등 운도 따랐다.
이러한 노력 끝에 후반 26분 동점골이 나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데파이가 올려준 크로스를 스테판 데 프레이가 헤더골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탄 네덜란드는 5분 뒤 다시 한번 추가골을 터뜨렸다. 사비 시몬스의 패스를 받은 덴젤 둠프리스가 낮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것을 코디 각포가 득점으로 연결시켜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한 것.
순식간에 역전을 허용한 튀르키예는 아크튀르크올루를 비롯해 젱크 토순등을 투입해 4-4-2 포메이션으로의 변화와 함께 공격을 강화한다. 하지만 후반 40분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받은 첼리크의 슛이 골문 앞에서 수비에 걸린 데 이어 43분에 나온 토순의 헤더슛은 골대를 빗나가는 등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후반 46분 클르츠소이의 슛은 네덜란드 페르흐뷔언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결국 경기를 뒤집는 데 실패했다.
역전승 속에 빛난 쿠만의 교체작전
이날 네덜란드는 지난 루마니아와의 16강전과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네덜란드가 이전 경기 선발 명단을 그대로 다시 활용한 건 이번 대회 들어 처음이었는데, 그만큼 루마니아전의 결과와 내용이 모두 만족스러웠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러나 튀르키예전은 루마니아전과 달랐다. 5백으로 나선 튀르키예 수비에 고전한 네덜란드는 공격의 날카로움이 떨어진 가운데 지나치게 수비라인을 올린 탓에 아르다 귈레르와 하칸 찰하놀루의 정확한 킥을 바탕으로 빠른 역습에 선제 실점까지 하는 등 튀르키예 돌풍의 희생양이 되는 듯 보였다.
여기서 쿠만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장신 스트라이커 바웃 베호르스트를 투입하는 결단을 내린 쿠만 감독은 이를 통해 공격의 다양성을 꾀하고자 했다. 이는 보기 좋게 성공한다. 베호르스트 투입 이후 이전보다 공격진의 움직임이 살아난 네덜란드는 후반 6분 이날 첫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등 차츰 의미있는 공격을 만들어 냈고, 후반 26분과 31분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아울러 교체투입된 베호르스트는 후반 시작과 함께 슈팅까지 이어지지 못했지만 헤더로 데파이에게 공격찬스를 만든 데 이어 후반 26분 동점골의 시발점이 되는 코너킥을 얻어내는 슈팅을 시도했다. 이어 31분에는 사비 시몬스에게 패스를 내줘 역전골에 발판을 마련하는 등 네덜란드가 기록한 2골에 관여하면서 팀 승리에 발판을 마련했다.
결과적으로 쿠만 감독의 빠른 결단이 가져온 승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비단 오늘 경기뿐 아니라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와 루마니아와의 16강전에서도 그의 교체작전과 전술적 변화가 성공하면서 네덜란드는 승리라는 결실을 맺었고 나아가 준결승까지 진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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