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네일 '아트 피칭' 부활, 손톱만 한 디테일이 열쇠…"후반기는 더 좋아질 것"
(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타자들도 적응을 했고 ABS를 보면 정말 약간의 차이로 존에서 빠지는 공들도 많았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제임스 네일은 큰 이견이 없는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전반기 최고의 선발투수다. 17경기에 선발등판해 101⅔이닝을 던지며 7승 2패 평균자책점 2.66, 103탈삼진으로 팀의 1위 질주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네일은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2위, 다승 공동 5위, 최다이닝 4위 등 투수 부문 주요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었다. 피안타율은 0.248로 높은 편이었지만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18로 빼어났다. 선발 평균 이닝 소화도 5⅔이닝으로 준수했다.
네일은 5월까지 무적이었다. 11경기 66이닝 6승 1패 68탈삼진 평균자책점 1.64로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뽐냈다. 140km 중후반대 패스트볼과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급격하게 꺾이는 스위퍼 조합을 바탕으로 압도적인 피칭을 보여줬다.
플레이 스타일과 뛰어난 기량은 지난해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에릭 페디와 비견됐다. 페디는 2023 시즌 30경기 180⅓이닝 20승 6패 209 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으로 KBO리그를 평정하고 다시 메이저리그 무대로 떠났다.
하지만 네일은 6월 이후에는 주춤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6경기 35⅔이닝 1승 1패 평균자책점 4.54에 그쳤다. 유독 네일의 등판 때마다 야수들이 잦은 수비 실책이 나오면서 네일을 돕지 못한 것도 있지만 네일의 피칭 내용도 두드러지지 못했다. 퀄리티 스타트도 두 차례뿐이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일단 네일의 기량과 구위, 몸 상태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상대팀 타자들이 네일을 많이 겪어보면서 투구 패턴이 어느 정도 파악된 부분이 최근 다소 고전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이범호 감독은 "내가 봤을 때 네일의 구위가 그렇게 많이 떨어진 것 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다른 팀 타자들이 네일에게 적응했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네일이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마친 만큼 전력분석팀과 올 시즌 좋았을 때 모습과 최근 달라진 게 있는지 살펴보고 후반기에 돌입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타자들이 네일을 한 번, 두 번씩 다 상대해봤기 때문에 볼배합이나 투 스트라이크 이후 어떻게 승부하는지 다 분석이 됐을 것 같다"며 "네일이 최근 3경기 정도 힘든 게임을 한 것 같은데 피칭 디자인을 조금만 더 변형시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범호 감독은 이와 함께 2024 시즌부터 KBO리그에 도입된 ABS(자동투구 판정 시스템)도 네일의 최근 고전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는 네일이나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는 코칭스태프, TV 중계 화면상으로는 스트라이크로 보이는 공이 볼로 판정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이범호 감독은 "네일이 잘 안 될 때를 보면 ABS 존에서 정말 손톱 만큼씩 빠지는 공이 정말 많았다"며 "그런 부분에서 약간의 불운도 작용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우리 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발투수이고 현재 아픈 곳도 없다. 후반기에는 충분히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범호 감독은 2024 시즌 개막 전부터 네일이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소를 모두 갖춘 투수라고 평가했다. 뛰어난 패스트볼 구위에 움직임이 좋은 투심 패스트볼, 위닝샷으로 던질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까지 구사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는 충분히 에이스급 성적을 낼 수 있다는 확실한 지론이 있었다.
네일은 전반기 이범호 감독과 KIA의 기대에 부응했다. KIA가 2021년 이후 3년 만에 가을야구는 물론 2017년 이후 7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네일이 조금 더 힘을 내줘야 한다.
공교롭게도 네일은 오는 7월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IA와 LG 트윈스와의 후반기 첫 게임에 선발등판이 유력하다. 전반기 막판 아쉬움을 후반기 첫 등판에서 털어낼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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