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은 투표지 찢고, 경영계는 회의 불참...최저임금 또 ‘가시밭길’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4. 7. 7.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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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7차 전원회의서
민노총 소속 위원 ‘투표 방해’
사용자위원은 회의 ‘전원 불참’

올해도 어김없다. 내년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의가 또다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노동계는 투표용지를 찢는 등 투표 방해행위에 나섰다. 경영계는 이에 반발해 전원회의에 불참하며 파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벌써 넘겼지만 노사 양측은 아직 최저임금 최초 제시안도 내놓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7월 2일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 운영위원인 류기정 경총 전무(왼쪽)와 근로자위원 운영위원인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연합회 등 경제단체에서 추천한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 위원 9명은 지난 7월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기로 했던 8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전체 위원 27명 중 근로자 위원 9명과 공익 위원 9명 등 18명은 참석했지만 사용자 위원이 전원 불참, 최소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사용자 위원이 전원 불참한 이유는, 지난 2일 열렸던 7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 위원 일부가 벌인 투표 방해행위에 반발해서다. 사용자 측이 제안한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적용 안건을 표결에 부쳤는데, 당시 민노총 소속 근로자 위원이 위원장 의사봉을 빼앗고 배포 중이던 투표용지를 찢는 등 과격 행위를 했다. 혼란 가운데 진행된 투표 결과, 반대표가 과반을 얻어 내년 최저임금도 모든 업종에 같은 금액이 적용된다.

내년 최저임금 결정은 이미 법정 시한을 넘겼다. 노사 양측이 아직 최초 제안도 하지 못하는 등 올해 심의는 ‘역대급’으로 지연되고 있다. 경영계는 ‘동결’, 노동계는 ‘1만2500원’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최저임금은 9860원이었다.

8차 회의는 무산됐지만 심의는 계속된다. 사용자 위원은 오는 9일로 예정된 9차 회의부터는 복귀해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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