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배당 높이면 뭘하나...외국인 배만 불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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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밸류업(Value-up·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으로 금융지주 주식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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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은 80% 육박…우리금융 상승폭 가장 커
배당확대 약속했지만 국부유출 우려도
“국민연금 보유 한도 제한, 다시 검토를”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밸류업(Value-up·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으로 금융지주 주식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5일 장 마감 후 외국인 지분율은 평균 62.41%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59.61%) 보다 2.8%p 높아졌다. 각 지주별로 외국인 지분율은 △ KB금융 76.28% △ 하나금융 69.97% △신한금융 60.63% △ 우리금융 42.77% 순으로 높다.
전체 코스피 시장의 외국인 지분율도 지난해 말 18.8%에서 19.57%(지난 4일 기준)로 0.77%p 올랐지만, 금융지주와 비교하면 상승 폭이 작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해 말 72.0%에서 4.28%p가 오르며 80%대에 성큼 다가섰다. 외국인 지분율 상승폭은 △하나금융은 1.37%p △신한금융 0.43%p △우리금융 4.87%p 다. 우리금융에 대한 외국인 주식 보유 비중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이는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주는 밸류업 정책 대표 수혜주로 꼽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3일 배당을 늘린 기업들에 대해서 법인세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인센티브도 공개했다.
문제는 높은 외국인 지분으로 인해 금융지주에서 배당을 확대할 때마다 국부 유출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지급한 1조7906억원 중 1조1131억원 정도가 외국인 몫으로 추정된다.
금융주의 외국인 지분이 높은 것은 국내 투자자가 금융주를 외면한 영향도 있다. 국내 금융주는 낮은 주주환원율 때문에 투자자의 선호가 높지 않았다. 주주 환원율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액의 합을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이다. 주주 환원율이 높을수록 주주 친화적 기업이라는 뜻이다. 미국은 평균 주주 환원율이 90%를 웃도는데, 지난해 말 기준 4대 금융지주 주주환원율은 평균 30%대(KB금융 37.5%, 신한금융 36%, 하나금융 32.7%, 우리금융 33.7%)에 머무른다.
일각에서는 금융주의 외국인 지분율을 낮추기 위해 국민연금의 은행주 보유 한도를 높이고,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동일인이 은행지주회사 주식 10%를 초과해(지방은행지주는 15%) 보유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와 예금보험공사는 동일인 보유 한도 규제 제외대상이지만, 국민연금은 아니다. 다만 관치금융 확대를 우려해 국민연금의 금융사 보유 한도 확대에 반대하는 의견도 공존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그동안 금융주의 배당성향이 해외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해서 국내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은 측면이 있었는데 밸류업을 계기로 배당성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이라며 “또 금융지주의 이익이 날로 좋아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은행주 보유 한도 제한에 대해서는 “해외 다른 국가에는 없고 국내에만 있는 특수한 규제”라며 “국민연금도 밸류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수요 기반을 확대한다는 측면에서 이제는 규제를 풀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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