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서강·한양대…'2부 리그' 정시 다군 몰려가는 대학들의 속내
내년 초 치러지는 2025학년도 정시모집 다군 선발에 고려대, 서강대, 한양대 등 상위권 대학들이 대거 합류한다. 정시모집 다군은 가, 나군에 비해 선호도가 높은 대학의 신입생 선발이 많지 않아 일종의 ‘계륵’으로 여겨져왔는데, 올해 상위권 대학이 진출하며 변화가 예상된다.
고려대·서강대·한양대…줄줄이 다군으로
고려대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학부대학 신입생 36명을 정시모집 다군에서 선발한다. 고려대가 다군에서 학생을 뽑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학부대학은 입학 후 의과대, 간호대, 사범대 등 일부 전공을 제외한 43개 학과(부) 중 하나를 자신의 학점과 상관없이 택할 수 있는 무전공제(자율전공선택제)로 운영된다. 고려대 관계자는 “이번 전형 신설로 수험생들이 가군과 다군 모두 고려대에 중복지원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상위권 대학에서도 무전공 모집정원이 다군으로 왔다. 서강대는 AI기반자유전공학부 35명, 인문학기반자유전공학부 47명을 다군에서 선발한다. 한양대는 한양인터칼리지학부 250명 중 60명을 다군에서 선발한다. 동국대는 열린전공학부 129명뿐만 아니라 대표 학과 중 하나인 경찰행정학부 신입생 23명을 다군에서 선발한다.
통상 다군은 선호도가 높은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이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아 최상위권 학생들은 원서를 쓰지 않거나 지원, 합격하더라도 등록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입학사정관은 “모집 군은 순전히 대학의 의사로 결정할 수 있지만, 대학 서열에 대한 이미지도 중요한 학교 입장에선 가· 나군 안에서의 경쟁을 회피한다는 인상을 주고싶지 않다보니 군 이동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다 지난해 성균관대가 2024학년도 입시에서 반도체융합공학, 에너지공학과 신입생을 다군에서 뽑으며 변화가 일었다. 두 학과는 각각 48.61대 1과 52.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요 대학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나군 최상위권 대학에서 떨어진 학생들이 다군에 쏠리는 것이다.
올해 무전공 등 학과 신설이 많았던 점도 다군 이동의 계기가 됐다. 또 다른 서울의 사립대 입학처 관계자는 “기존 학과들은 성적 하락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모집방법, 시기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며 “신설 학과들은 이런 저항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했다.
“학령인구 감소→입학 성적 하락 우려한 대학의 위기감 발현”
본질적으로는 수험생 수 감소에 따른 입학성적 하락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번에 다군으로 옮기는 한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오히려 수도권 대학 정원은 반도체, 첨단학과 증원 등으로 더 늘어났다”며 “점진적인 입학 성적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경쟁률, 점수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 다군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의 다군 모집 확대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는 미지수다. 이만기 유웨이 부사장은 “다군에서 학생을 모집하는 중앙대 경영학부의 경우 충원률이 1000%에 달한다. 정원의 10배에 해당하는 대기자까지 다 합격했다는 것”이라며 “다군은 최초합격자 성적은 상당히 높지만 대부분 등록을 포기하기 때문에 최종 합격자 성적은 올해 결과를 두고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다군 결과는 워낙 지원자들의 점수대가 붙어있어 예측이 힘들다”며 “소신지원보다는 안정지원을 권한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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