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겼지만 지지율은 졌다? '이재명의 민주당' 두 얼굴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4·10총선에서 압승했는데도, 당 지지율은 지난 두 달 동안 가라앉아 있기 때문이다.
5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7월 2~4일)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9%로 국민의힘 지지율(33%)과 오차범위(±3.1% 포인트) 안인 4%포인트 차이였다. 총선 직후인 4월 4주차 29%였던 민주당 지지율은 30%(5월 2주차)→27%(6월 2주차)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의 지지율(33→34→30%)에도 뒤처졌다.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총선 직후인 4월 3주차에 32%였던 민주당 지지율은 5월 3주차에 27%를 기록했다가 6월 4주차엔 25%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32→31→29%)보다 대체로 낮다.
총선에서 이긴 정당 지지율이 이처럼 답보 상태인 것은 낯선 풍경이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총선 직후 47%(갤럽, 2020년 5월 4주차)까지 지지율이 수직 상승했다.
최근 민주당 지도부는 답보하는 지지율과 관련해 비공개 논의도 벌였다. 한국갤럽과 NBS, 여론조사꽃 등 외부 업체의 여론조사와 당 차원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비교한 것이다. 지도부 소속 의원은 “ 여론조사꽃의 지지율은 40%대로 국민의힘에 앞섰고, 다른 여론조사도 추세상 지지율이 급락한 건 아니라서 별문제는 없다는 정도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이 20%대 중후반인 상황에서 당에서는 “오름세를 보이지 못하는 건 이상 현상”이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현재 10% 초반대인 조국혁신당이 진보진영 지지세를 일부 가져간 측면이 있지만 “결정적 요인은 아니다”는 분석이다.
이에 지지율 정체 현상을 총선 이후 더 강해진 ‘이재명 일극체제’와 연결짓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재선 의원은 “새로운 리더십이 나와야 지지세가 확장되는데, 되레 이 전 대표 연임 도전 가능성이 커지면서 강성 지지층만 결집하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에 비판적 지지를 보내는 중도·진보층이 더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경향은 이 전 대표의 연임 도전을 둘러싼 여론조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에이스리서치·뉴시스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 연임 도전에 대한 찬성 응답은 42.1%, 반대는 46.4%였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가 많은 호남(찬성 56.3%, 반대 34.3%)과 50대(찬성 53.0%, 반대 38.3%)에서도 찬반이 엇갈렸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은 “민주당이 이 전 대표 체제로 총선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사법리스크 탓에 민주당의 지지세 확장을 가로막는 요인 역시 이 전 대표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이 검사 4명(강백신·엄희준·박상용·김영철)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추진하는 등 연일 강공을 펴는 건 향후 당 지지율의 불안 요인으로 거론된다. 계파색이 옅은 중진 의원은 “당이 강성 지지자가 원하는 사안에만 집중하다 보니 외연 확장에 어려움이 커질 것”이라며 “국민의힘과 지지율이 비슷한 건 둘 다 ‘못하기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 아니겠냐”고 반문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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