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서도 1분 완판인데…'두바이 초콜릿'을 편의점서 판다고?
소셜미디어(SNS)를 뜨겁게 달군 두바이 초콜릿부터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찰스 대란’까지. 최근 편의점이 먹거리 유행을 이끄는 트렌드세터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유행 아이템을 빠르게 포착해 상품화하고 ‘가성비’ 좋은 수입 제품을 적기에 들여온 덕분이다.
고물가로 시름에 빠진 백화점·대형마트와 달리, 편의점은 전년 대비 매출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며 올해 오프라인 유통업계 매출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동네서 맛보는 ‘두바이 초콜릿’
최근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두바이 초콜릿’의 원조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위치한 픽스 디저트 쇼콜라티에의 제품이다. 지난해 말 UAE 인플루언서의 ASMR 먹방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이 초콜릿은 여러 종류의 물감을 뿌려놓은 듯한 화려한 색상에 아사삭 소리가 날 정도로 바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피스타치오 크림을 입힌 현지의 전통 면 ‘카다이프’를 튀겨 속재료로 넣었는데 이것이 이국적인 맛과 특색있는 소리의 비결이라고 한다.
이 제품의 특징은 매일 오후 5시 한정 수량만 판매한다는 것. 현지에서도 온라인 주문만 가능하며 구매시 직원이 제품을 직접 배달해준다. 가격은 약 2만5000원(65디르함)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판매 개시 후 1분 만에 완판되고 있다. 국내 유명 인플루언서들은 두바이 초콜릿 구매 후기를 올리기 시작했고, 두바이 초콜릿 셀프 제작기 등의 콘텐트는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이러한 유행을 포착하고 발빠르게 대응 중이다. 지난 4일 CU는 국내 중소기업 몽뜨레쎄와 손잡고 ‘두바이 스타일 초콜릿’을 출시했다. 카다이프 대신 튀긴 건면을 넣어 두바이 초콜릿 특유의 식감을 살렸고, 가격은 4000원이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관계자는 “SNS로만 보던 두바이 초콜릿을 편의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는 소식만으로도 엄청나게 인기를 끌고 있다. 모바일 앱(포켓CU) 검색어 10개 중 6개가 두바이 초콜릿에 관한 것”이라며 “현재 준비한 수량 20만 개가 주말 사이 완판될 것으로 보여 추가 물량을 생산 중”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과 GS25도 이달 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은 ‘두바이 카다이프 초콜릿’의 정식 출시를 앞두고 오는 9일부터 모바일 앱에서 물량 1200개를 놓고 사전 예약 판매를 실시한다. 1인당 4개씩 구매 가능하며 가격은 6000원대다. GS25도 카다이프가 들어있는 일반 초콜릿과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준비 중이며 사전 예약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운영사인 코리아세븐의 오다연 스낵팀 MD는 “SNS를 활발히 이용하는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해외 인기 트렌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MZ 세대가 편의점 주 이용 고객으로 부상한 만큼 인기 상품을 발빠르게 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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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이끈 ‘찰스대란’
팬데믹 이후 늘어난 ‘혼술족’ 등 주류 트렌드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곳도 편의점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주류산업정보 실태조사 결과, 1980~2000년대 생인 MZ세대 대부분(82.2%)은 주류를 편의점에서 구입한다고 답했다. 편의점 주류 매출이 늘자 업계는 한정판 제품과 PB상품, 할인 기획전 등을 통해 구매 고객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GS25는 와인 애호가들에게 입소문 난 ‘찰스하이직 브뤼 리저브’ 샴페인을 저렴하게 들여와 ‘찰스 대란’이라는 말을 만들어 낼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백화점 등에서는 10만원대에 팔리는 제품을 이달에만 7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는데 삼성카드와 네이버페이 결제 혜택을 적용하면 5만원 대로도 구매 가능하다. 이 제품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매장마다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CU는 호주에서 유명한 ‘NED 위스키’를 현지 가격보다 50% 가량 저렴하게 판매하는 등 가성비 위스키 라인업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마트24는 태국 여행객 사이에서 필수 구매 아이템으로 입소문 난 현지 위스키 ‘텐도’를 들여왔고, 세븐일레븐은 스페인 ‘버지미스터’, 덴마크 ‘프라가 프레시’ 등 해외 맥주 1000원 판매 행사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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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꺾고 ‘유통 왕좌’ 차지할까
편의점은 불황으로 침체된 유통업계에서 드물게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5월 유통업계 매출 통계에 따르면 대형마트(-3.1%)와 백화점(-0.1%)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감소한 반면 편의점(4.1%)과 기업형 슈퍼마켓(SSM, 4.8%)의 실적은 개선됐다.
편의점 업계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며 백화점 매출을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해 유통업계 전체 매출 중 각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백화점 17.4%, 편의점 16.7%, 대형마트 12.7%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매출 상승률은 편의점 8.1%, 백화점 2.2%, 대형마트 0.5% 순으로, 편의점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지속되며 비교적 고가 제품이 많은 백화점 매출이 주춤한 반면 단가가 저렴한 편의점 매출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1인 가구가 늘며 편의점이 근거리 쇼핑 채널로서 자리를 잡은 데다 대형 편의점들이 차별화 상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어 올해 백화점 매출을 앞설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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