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통인 줄 알고 참았는데 알고 보니 “헉” [헬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4. 7. 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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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감전된 듯 ‘찌릿’…알고 보니 삼차신경통?
삼차신경통은 주로 얼굴 좌우 한쪽에만 통증이 발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칼로 (얼굴을) 누가 쑤시는 것 같았다.”

여성 골퍼 박민지 프로가 지난 6월 9일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 최초 단일 대회 4연패’ 위업을 달성한 뒤 내뱉은 말이다. 희귀 질환인 삼차신경통으로 오랫동안 고생해온 박민지 프로는 우승 직후 삼차신경통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불우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상금 전액을 기부했다.

박민지 프로가 겪은 삼차신경통은 극심한 안면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 중 하나다. 발생 초기에는 순간적인 통증에 그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기가 짧아지고 강도도 심해진다. 어느 순간부터는 약한 자극에도 통증이 발생, 말하거나 양치질하는 등 일상적인 생활도 고통스럽게 느껴진다. 일부 환자의 경우 겨울철 찬바람만 불어도 “날카로운 도구로 얼굴을 도려내는 듯하다”고 말할 정도다.

삼차신경통은 말 그대로 삼차신경에 문제가 생겼다는 의미다. 삼차신경은 얼굴 감각을 담당하는 뇌신경으로, 끝이 이마와 광대, 턱 세 갈래로 나뉜다. 통상 삼차신경통 원인 중 70~80%는 혈관 압박 때문으로 알려졌다. 혈관이 삼차신경을 눌러 삼차신경통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 밖에도 종양 등 다양한 원인이 존재한다.

10만명당 4~5명꼴로 발병하는 만큼 잘 알려진 질환은 아니다. 이 때문에 증상을 헷갈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보통 삼차신경통 증상은 얼굴 좌우 한쪽에만 나타나는데, 아래턱 신경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이 때문에 치통과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치통의 경우 잠잘 때 고통이 심하고 증상이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반면 삼차신경통은 수초에서 수분에 걸쳐 주기적으로 반복된다는 점이 다르다. 또 약한 자극에도 통증이 발생하는 것도 삼차신경통만의 특징이다.

삼차신경통 진단 시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은 항경련제 복용이다. 통상 약물 치료 시 90~95% 정도 치료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약물 치료의 경우 어지럼증이나 기억력 저하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경우 약 복용을 중단하면 부작용이 사라진다.

미세혈관 감압술, 부작용 확률 3% 미만

약물 치료로 효과가 없다면 수술을 고려한다. 미세혈관 감압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귀 뒷부분을 3~5㎝ 절개한 뒤 삼차신경과 뇌혈관 사이에 의료용 스펀지를 삽입한 다음 신경과 혈관을 분리하는 치료법이다. 신경이 혈관에 의해 자극받은 부분만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고, 삼차신경통 중 70~80%가 혈관 압박 때문에 발생하는 만큼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청력 소실 등 수술 후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지만 확률은 3% 미만이다. 수술 이후에도 강한 코 풀기 등 뇌압을 높일 수 있는 행위만 피하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다만 미세혈관 감압술은 개두술인 만큼 환자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이 경우 신경차단술 등 절개 없는 비수술적 치료법이 활용되기도 한다. 신경차단술은 C자형 방사선 영상기(C-arm)를 이용해 통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 부위에 약물을 주입해 통증 완화를 기대하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치료 이후 증상이 재발할 위험이 있다는 게 문제다. 이 때문에 우선적 치료법으로는 고려되지 않는 편이다.

[최창원 기자 choi.changw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66호 (2024.07.03~2024.07.0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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