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가족들과 시간 보내며 새 시즌 준비 중, 은퇴 후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6일 “축구 선수를 은퇴하면 축구와 관련한 일은 안 할 것이라는 마음을 굳히고 있다. 따라서 최대한 오랜 기간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팬들에게 실망을 끼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후원사 아디다스 주최 F50 축구화 발매 기념행사 ‘손 이스 커밍’(SON IS COMING)에 참석해 팬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손흥민은 그동안 선수 생활 이후의 자기 삶에 대해 꾸준히 “더 이상 축구계 생활을 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는데 이번에도 같은 답을 내놨다.
지난달 국내에서 펼쳐진 중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최종전을 끝으로 2023-24시즌을 마친 손흥민은 국내에서 휴식과 운동을 병행, 새 시즌을 준비 중이다.
손흥민은 “오프시즌이라 가족들과 시간을 잘 보내고 있다. 친구들과 나가서 가끔 운동도 하면서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훈련하고 잘 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많은 순간이 있었지만, 한 팀의 주장으로 선임되는 것은 앞으로 다시 해보지 못할 경험이라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특별하고 잊지 못할 순간이었다”고 밝혔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토트넘의 주장을 맡으며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17골 10도움)를 기록했다.
그는 “어떤 이벤트가 있으면 당사자는 원래 언질을 좀 받는데, 그때는 훈련 전 갑자기 미팅이 생겼고 거기서 주장을 뽑았다. 갑자기 주장으로 제 이름이 불려서 무척 당황했다”면서 “준비하지 않은 영어 연설을 해야 해서 운동장에 나갈 때보다 더 긴장하고 식은땀도 났다”고 말했다.
사전 취합된 질문을 진행자가 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문답에선 ‘토트넘의 리그 우승’,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한국의 월드컵 4강 재현’ 중 가장 이루고 싶은 것을 골라 달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손흥민은 “모든 스포츠는 위너(승자)를 기억하고 위너가 남는 것이다. 월드컵 4강도 너무 해보고 싶지만, 저는 항상 위너가 되고 싶다”면서 “우승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축구를 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했을까’라는 질문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그래도 축구에 관련된 일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축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손흥민은 자신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언급되는 월드클래스 논쟁에 대해 고개를 저었다. 그는 “월드클래스는 분야에서 자타공인 세계 최고인 사람에게 붙이는 호칭이다. 논쟁이 따라오지 않는 사람이 진정한 월드클래스”라면서 “나를 둘러싼 논쟁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아직 난 월드클래스가 아니다. 세계에는 나보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더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뛰던 2008년부터 아디다스 후원을 받아온 손흥민은 2028년까지 장기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이틀 뒤 8일이 손흥민의 생일이라 이날 행사에 앞서서 모인 팬들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고, 아디다스는 손흥민이 프로 첫 골을 넣었을 때 신었던 것과 같은 모델의 축구화를 선물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렇게 많은 분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주신 건 처음인 것 같다”면서 “행복한 생일이다. 올 한 해 가장 행복한 날이 된 것 같다”며 미소 지었다.
한편, 전날 저녁엔 손흥민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진 경기도 용인의 조기축구장엔 그를 보러 2000여명이 몰려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훈련해야 소속팀에 가서도 좋은 몸 상태로 시즌을 잘 준비할 수 있으니 꾸준히 하고 있다”면서 “어제는 운동하러 간 거였고 상대 팀도 계셨는데 민폐를 끼친 것 같아서 죄송하다”고 했다.
행사가 열린 타임스퀘어 1층은 물론 각 층에 몰린 수많은 팬의 뜨거운 환영을 받은 손흥민은 방송인 배성재, 가수 박재범, 배우 정호연과 토크쇼를 통해 대화를 나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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