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승1패'로 전반기 끝낸 키움, 후반기 '다크호스'

양형석 2024. 7. 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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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최하위로 전반기 마친 히어로즈, 5위와의 승차는 고작 5경기

[양형석 기자]

 키움 선수단
ⓒ 연합뉴스
 
3월 23일에 개막한 2024 KBO리그가 지난 4일 전반기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KIA 타이거즈가 감독 교체와 이의리, 정해영, 윌 크로우 등 주축 투수들의 부상악재를 극복하고 2위에 3.5경기 앞선 선두로 전반기를 마쳤다. 여기에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가 2, 3, 4위를 달리며 나란히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어 후반기에도 상위권의 순위싸움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사실 상위권보다 더욱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중·하위권 경쟁이다. 5위 SSG랜더스가 전반기 마지막 2경기를 모두 패한 사이 6위 NC 다이노스가 연승을 기록하면서 두 팀은 승차 없는 5, 6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여기에 작년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kt 위즈도 토종에이스 고영표가 복귀하면서 후반기 순위상승을 기대하고 있고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의 복귀가 임박한 롯데 자이언츠도 중위권 도약을 노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야구 팬들이 후반기에 관심을 가져야 할 또 한 팀이 있다. 바로 전반기 최하위를 기록했던 키움 히어로즈다. 키움은 전반기 35승 46패 승률 .432로 10개 구단 중 꼴찌로 전반기를 마무리했지만 전반기 마지막 7경기에서 6승 1패를 기록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9위 한화 이글스와 1.5경기, 5위 SSG와도 5경기 차이에 불과한 키움은 후반기 성적에 따라 탈꼴찌는 물론이고 얼마든지 가을야구 진출까지 노릴 수 있다.

지난해 꼴찌에 이어 올해도 독보적인 꼴찌후보

키움은 지난해 에이스 안우진이 작년 9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면서 일찍 시즌을 접었고 간판타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역시 부상으로 86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모기업이 없는 힘든 사정 속에서도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 9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3번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히어로즈가 최하위로 떨어진 것은 8개 구단 체제였던 2011년 이후 12년 만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키움에 대한 전망은 상당히 어두웠다. 이정후가 6년 1억1300만 달러의 거액을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고 팔꿈치 수술을 받은 안우진은 병역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복무요원으로 군에 입대했다. 여기에 작년 7월 키움 선발진을 이끌었던 또 한 명의 주축 선발투수 최원태가 LG로 이적했고 2022년과 작년 19세이브 45홀드를 기록했던 좌완 셋업맨 김재웅도 6월 상무 입대가 예정돼 있었다.

게다가 작년 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은 우완 임창민(삼성)과 포수 이지영(SSG)마저 팀을 떠난 키움은 삼성과 SSG로부터 4억 원의 현금과 2025년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받는 데 그쳤다. 작년 안우진 대신 팀 내 최다승(11승)과 최다이닝(183.2이닝)을 기록했던 아리엘 후라도, 대체 선수로 좋은 활약을 해준 외야수 로니 도슨과 재계약하고 좌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영입한 것이 올해 키움의 유일한 전력보강이었다.

키움은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이 근육미세손상으로 스프링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고 스프링캠프 막바지엔 이주형마저 허벅지 부상을 당하면서 팀에서 이탈했다. 특히 이주형은 최원태 트레이드 때 LG에서 데려온 핵심선수로 작년 69경기에서 타율 .326 6홈런 36타점을 기록하며 올해는 풀타임 주전 외야수로 활약할 예정이었다(이주형은 다행히 4월 초에 복귀해 전반기 타율 .281 7홈런 30타점 43득점을 기록했다).

사실 더욱 심각한 쪽은 선발진이었다. 키움은 안우진과 최원태가 동시에 이탈하면서 토종 선발진이 사실상 붕괴된 상황이었다. 작년까지 프로 10년 동안 통산 승리가 15승에 불과했던 우완 하영민이 실질적인 토종에이스 역할을 해야 했고 김인범, 이종민 등 1군 경력이 부족한 신예들의 성장을 기대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선발진의 부진은 곧 불펜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홍원기 감독의 마운드 운영에도 당연히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마지막 7경기 6승1패로 전반기 마무리
 
 10승 고지 선착한 키움 왼손 투수 헤이수스
ⓒ 키움히어로즈
 
시즌 초반까지 중위권 경쟁을 이어가던 키움은 5월부터 순위가 내려가더니 6월 2일 최하위로 떨어진 후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 한 번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후라도와 데헤수스, 도슨으로 이어지는 세 외국인 선수와 이정후의 뒤를 이은 간판타자 김혜성이 고군분투했지만 키움은 치열한 순위경쟁을 이겨나갈 만큼 두꺼운 선수층을 갖지 못했다. 지난 6월 10일 좌완필승조 김재웅이 입대한 것도 키움에게는 큰 악재였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키움에게도 희망이 찾아왔다. 지난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NC와의 3연전 스윕을 시작으로 내리 6연승을 달리며 중위권 팀들과의 승차를 크게 즐인 것이다. 실제로 연승을 달리기 전까지 5위 SSG에 8.5경기나 뒤졌던 키움은 6연승 후 SSG와의 승차를 5경기까지 줄였다. 6월 말부터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면서 6월30일 부담스런 선두 KIA와의 원정 더블헤더가 우천으로 연기된 것도 키움에게는 행운이었다. 

키움의 최대장점은 역시 후라도와 헤이수스로 구성된 외국인 원투펀치다. 후라도는 전반기 17경기에서 13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안정된 투구로 8승 4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며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좌완 헤이수스의 활약은 더욱 놀랍다. 전반기 17경기에서 12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헤이수스는 10승 4패 ERA 3.14로 다승 단독 선두로 전반기를 마쳤다. 키움의 외국인 원투펀치는 올 시즌 다승 1위와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타선에서는 도슨이 타격 2위(.358), 최다안타 1위(112개)를 달리는 가운데 10년 차 내야수 송성문의 잠재력이 완전히 폭발했다. 작년 104경기에서 타율 .263 5홈런 60타점을 기록했던 송성문은 올해 전반기 79경기에서 타율 .350(3위) 96안타 9홈런 57타점 40득점 OPS(출루율+장타율) .930의 성적으로 키움의 중심타자로 활약하고 있다. 송성문은 수비에서도 3루수와 1루수, 2루수를 오가며 단 1개의 실책을 기록할 정도로 견고한 수비를 자랑했다.

이처럼 후반기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키움에게도 커다란 불안요소가 있다, 바로 시즌 초반부터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마무리 조상우의 트레이드설이다. 전반기 마지막 12경기에서 10.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구위를 되찾고 있는 조상우가 가을야구를 노리는 경쟁팀으로 떠난다면 키움은 후반기 순위싸움의 동력이 크게 약해질 수밖에 없다. 키움 팬들은 전력보강까진 힘들어도 현재의 전력을 유지하면서 후반기를 치를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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