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연장 혈투 '독일 무너트리고' 4강행…프랑스는 포르투갈 격파 [유로 2024 리뷰]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메이저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유럽 축구 강팀들과의 격돌에서 스페인과 프랑스가 웃었다. 독일과 포르투갈은 연장전, 승부차기 혈투 끝에 무릎을 꿇고 탈락했다.
'무적 함대' 스페인이 '신형 전차' 개최국 독일을 누르고 2024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준결승에 가장 먼저 올랐다.
루이스 델라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6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8강전에서 독일과 전·후반 90분을 1-1로 비긴 뒤 연장전 후반 막판 결승포가 터져 2-1로 이겼다. 지난 1964년에 우승한 뒤 2008년과 2012년에 연속으로 정상에 오르는 등 이 대회에서 3차례나 우승한 스페인은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졌던 직전 유로 2020(2021년 개최)에 이어 두 대회 연속 4강에 안착했다.
지난 2008년 대회부터 계산하면 최근 5대 유로 대회 중 4차례 준결승 이상의 성적을 내는 기염을 토하며 기술 축구의 헤게모니 잡은 팀임을 알렸다.
반면 3차례(1972년, 1980년, 1996년) 유로 대회 정상에 올라 스페인과 최다 우승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독일은 2016년(4강) 이후 8년 만에 8강에 진입했으나 4강까진 닿진 못했다. 독일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에 0-2로 완패,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더니 유로 2020에서는 16강에 올랐으나 당시 준우승을 차지했던 축구종가 잉글랜드에 0-2로 완패했다.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일본, 스페인에 무너지면서 역시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선 최근 3개 메이저대회 졸전 수모를 어느 정도 벗었으나 스페인을 제압하지 못하면서 패퇴했다.
전반을 득점 없이 보낸 스페인과 독일은 후반에 불이 붙으면서 골을 주고받았다. 첫 골은 스페인이 넣었는데 독일 강팀 RB 라이프치히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다니 올모가 후반 6분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포문을 열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라민 야말이 낮게 보낸 공을 올모가 중앙으로 달려들며 오른발 다이렉트 슛으로 연결,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 개최를 통해 자국 축구 부활 기치를 내건 독일의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 독일은 후반 25분 로베르트 안드리히가 페널티 아크에서 날린 강한 중거리 슛이 스페인 문지기 우나이 시몬 선방에 막히고, 후반 32분 스트라이커 니클라스 퓔크루크의 역습 마무리가 골대를 맞히는 등 동점골을 이룰 듯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패색이 짙던 후반 44분 기어코 동점골을 뽑아냈다. 경기가 열린 슈투트가르트 아레나를 홈으로 쓰는 VfB 슈투트가르트 소속 수비수 막시밀리안 미텔슈테트의 크로스를 독일 미드필드 간판스타 요주아 키미히가 헤더로 떨궜다. 이를 지난 시즌 바이엘 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사상 첫 우승에 공헌한 플로리안 비르츠가 동점포로 연결하면서 독일은 가까스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승부차기를 염두에 둔 듯 연장전 시간이 대부분 흐르도록 팽팽했던 균형은 연장 후반 14분에서야 깨졌다. 이번에도 올모가 공헌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올모가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뛰는 미드필더 미켈 메리노가 머리로 받아 넣어 천금 결승포로 완성한 것이다. 결승포가 너무 늦게 터지면서 독일은 재동점골을 노릴 새도 없이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는 독일 축구의 리빙 레전드 토니 크로스의 현역 은퇴 경기로 남게 됐다. 유로 2020 이후 독일 대표팀을 떠났다가 자국이 개최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복귀한 베테랑 미드필더 크로스는 이날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웃지 못했다.
크로스는 이미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는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을 끝으로 은퇴했고, 이번 유로가 선수로서 그의 마지막 무대였다.
이어 함부르크 폴크스파르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또 다른 8강전에선 카타르 월드컵 준우승팀 프랑스가 유로 1996 우승팀 포르투갈과 연장전까지 지루한 공방전 끝에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이겨 4강에 올랐다. 프랑스는 프랑스는 1984년과 2000년에 이어 3번째 유로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반면 포르투갈은 유로 2020에서 벨기에에 밀려 16강에서 무릎을 꿇더니, 카타르 월드컵과 이번 대회에서 연달아 8강 패퇴했다.
A매치 212번째 경기를 소화한 포르투갈 '캡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도 프랑스전 패배를 끝으로 자신의 마지막 유로 대회를 8강에서 마쳤다. 6차례 유로에 출전해 30경기에서 14골 8도움을 쌓아 모두 역대 최다 기록을 보유한 호날두는 '마지막 유로'로 공언하며 치른 이번 대회에선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이날 승부차기에서 포르투갈의 첫 번째 키커로 나서서 성공했으나 3번째 키커이자 '제2의 호날두'로 한 때 불렸던 주앙 펠릭스의 오른발 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아웃되면서 울었다.
프랑스는 첫 번째 키커인 우스만 뎀벨레를 시작으로 5명의 키커가 모두 넣었다.
유로 2024는 7일 준준결승 나머지 2경기를 끝으로 4강전에 돌입한다. 7일 오전 1시엔 뒤셀도르트에서 잉글랜드와 스위스가 격돌한다. 이어 같은 날 오전 4시엔 베를린에서 튀르키예와 네덜란드가 싸운다. 두 경기 승자가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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