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파문' 김세의는 탈락…'꾀돌이' 김재원, 홀로 살아남은 이유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김재원 최고위원 후보를 지난달 27일 자격심사에서 탈락시켰다가 하루만에 되살린 배경을 두고 여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막말 파문’이란 동일한 이유로 컷오프된 김세의 가로세로연구소 대표와 김소연 변호사의 재심 신청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과거 3선 의원 지내면서 당에 헌신했던 측면이 많다”(서병수 선관위원장)는 게 공식 이유지만, 국민의힘 내에선 “경선 구도를 둘러싼 정무적 고려가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우선 고려되는 출신 지역이다. 김 후보 재심 인용 전에는 이번 전당대회 출마자 통틀어 TK(대구·경북) 출신 후보자가 없었다. 장동혁(충남), 김민전(부산), 박정훈(충북), 인요한(전남) 등 최고위원 후보자는 물론 나경원(서울)·원희룡(제주)·윤상현(충남)·한동훈(서울) 등 대표 후보군도 TK 연고를 가진 이가 없다. 반면 경북 의성 태생인 김 후보는 이곳에서 17·19·20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영남의 한 의원은 “당의 텃밭인 TK를 대변하는 후보가 김 후보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다는 점이 재심과정에서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가 당선권(4명 선출) 내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은 이런 지역 기반과 무관치 않다. 지난달 28일 에브리리서치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최고위원 선호도 조사(지난달 25~27일 전국 성인 1000명 대상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에 따르면 김 후보(11.6%)는 1위를 기록한 현역 재선 장동혁(17.2%) 후보 바로 뒤를 이었다. 초선 김민전 (11.1%), 인요한(11.0%), 박정훈(9.2%) 후보보다 더 높은 지지를 보인 것이다.
당내 일각에선 컷오프 번복을 두고 “친윤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김 후보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한다는 의견이 컷오프 직후 여러 채널을 통해 선관위로 쏟아졌다”며 “그중에는 친윤 주류 목소리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친윤계에서 한동훈 대표 후보와 러닝메이트로 나선 장동혁·박정훈 후보의 최고위원 당선을 견제하기 위해 김 후보를 되살려내려 한 것 아니겠나”라고 덧붙였다.
비한계 당권 주자인 나경원 후보와 “전략적 협력”을 선언한 김 후보에 대한 한동훈 후보 지지층의 견제도 본격화됐다. 한동훈 후보 팬클럽인 ‘위드후니’ 온라인 게시판에는 최근 “최고위원 지지율을 보니 박정훈 의원이 5위다. 김재원 전 의원을 도로 살린 이유가 박 의원을 떨어트리기 위해서인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다.
정치권에선 김 후보를 향해 ‘직업 최고위원’이란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이미 21대 국회에서 친윤을 표방하며 두 차례 최고위원을 지냈기 때문이다. 김 후보는 2021년 6월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지도부’ 일원이 됐지만, 이듬해 6·1 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지난해 3월 전당대회에 재출마해 수석 최고위원에 선출됐으나, “5·18 정신 헌법수록에 반대한다”, “전광훈 목사가 우파진영 천하 통일” 등 설화로 논란을 일으키다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고 최고위원직에서 자진 사퇴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4일 자신의 SNS에서 김 후보를 겨냥해 “이제 폐기처분된 사람”이라고 적었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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