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터뷰] '아이들은 아빠가 대단한 선수란 걸 아나요?' 손준호는 울컥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자랑하더라"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손준호가 인터뷰하는 내내 손준호의 자녀들은 아빠 곁에서 재롱을 부렸다. 인터뷰를 진행하던 손준호는 복잡한 감정이 밀려오는 듯 눈시울을 붉혔다.
5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1라운드를 치른 수원FC가 울산HD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16분 아타루의 반 박자 빠른 슈팅으로 울산이 선제골을 넣었고, 후반 28분 정승원의 헌신적인 크로스에 이은 강상윤의 슈팅으로 수원FC가 동점을 기록했다.
이날 손준호는 후반 시작과 함께 트린다지와 교체돼 경기장에 투입됐다. 올 시즌 두 번째 홈경기였다. 김은중 감독은 손준호 출장 시간을 서서히 늘리며 몸 상태를 회복시키는 데 주력했는데, 이날은 처음으로 후반을 모두 손준호에게 맡기며 그의 체력이 어느 정도 돌아왔음을 시사했다.
손준호는 변함없이 좋은 경기력으로 수원FC 무승부를 이끌었다. FC서울과 복귀전에서부터 수비 위치 선정과 측면으로 벌리는 롱패스에서 실력을 드러냈던 손준호는 이날도 높은 수준을 여실히 보여줬다. 동점골 장면에서도 이를 알 수 있었는데, 정승원과 2대1 패스를 통해 수비를 벗겨낸 뒤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정승원에게 기가 막힌 패스를 찔러 기점 역할을 했다. 물론 패스가 살짝 길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 타이밍이나 패스길은 손준호가 아니면 쉽게 볼 수 없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지금 4경기 째인데 매 경기 출장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은 하프타임 이후에 투입시켰다. 다음 경기에도 시간을 늘리려 한다"며 손준호가 조만간 선발로 나설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경기 후 손준호를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났다. 지난 홈 데뷔전에서도 그를 만나고자 하는 취재진 요청이 쇄도했는데, 당시 손준호는 가족 행사를 이유로 믹스트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관련해 수원FC 관계자는 "손준호가 믹스트존 인터뷰를 위해 짐까지 라커룸에 두고 나왔는데 홈 데뷔전을 관람한 가족들이 그를 가족행사로 끌고 갔다. 친가와 외가가 모두 참여해 거절하기 어려운 자리였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손준호는 "홈 첫경기보다 많은 팬들이 찾아왔고 울산이라는 상위권 팀을 상대로 승점을 가지고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선수들이 지고 있을 때 포기하지 않고 강팀과 경기에서 무승부를 통해 흐름을 좋게 가져갔다"며 "전북에서 울산과 경기하면 항상 자신감이 있었다. 오늘도 딱히 긴장되지 않았다"고 울산전을 평가했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서는 "교체로 들어가는데 많이 힘들다. 템포를 따라가기 벅찼지만 고비를 잘 넘겨서 예전에 좋았던 모습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감독님께서 많이 배려해주시고 경기장에 내보내주셔서 감사하다"며 하루빨리 체력을 끌어올려 선발로도 나서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손준호는 경합 도중 눈 위쪽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경기 막바지에는 반창고와 붕대로 응급처치를 하고 경기를 뛰었다. 이에 대해서는 "프로 데뷔하고 처음 찢어졌다"고 웃은 뒤 팀을 위해서 희생하다가 다친 거라 괜찮다. 내일 잘 꼬매고 김천상무전에 나가 승점을 가져온다면 상위 스플릿 진입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인터뷰 내내 손준호의 자녀들은 아빠 곁을 떠나지 않으려 했다. 딸은 손준호의 팔뚝을 잡고 안는가 하면 부끄러운 듯 뒤에 숨기도 했다. 아들은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주변을 돌아다녔고, 심심할 때마다 "아빠!"라고 소리쳐 믹스트존에 웃음꽃을 피웠다.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질문도 나왔는데 손준호는 이 대목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아이들 앞에서 축구 선수 아빠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는 기분에 대한 질문에 "다시 이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울컥했다. 이어 아이들이 아빠가 대단한 국가대표 출신 선수임을 아냐고 묻자 "이제 조금 아는 것 같다. 아이들이 아빠가 축구선수라고 유치원 가서 자랑한다. 그럴 때마다 자부심과 동기부여,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며 앞으로도 부끄럽지 않은 축구 선수이자 아빠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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