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 타인의 '다름'을 포용해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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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변에는 대부분이 성인이 되면 집과 차를 부모로부터 받기 때문에 사정이 어려운 사람을 거의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 한 사람을 본 적이 있다.
그 이유로 연구자들은 모두가 비슷비슷한 사람들로만 구성된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필연적으로 배척당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로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서 살 때 비로소 그 사회는 살기 좋은, 포용력이 높은 사회가 되고 이는 구성원들의 행복 또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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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주변에는 대부분이 성인이 되면 집과 차를 부모로부터 받기 때문에 사정이 어려운 사람을 거의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다고 이야기 한 사람을 본 적이 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생활고를 겪는 청년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진짜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또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학력의 소유자이지만 자신과 비슷하게 학력이 높은 사람들과 주로 어울리다 보니 자신의 이력이 한참 초라하다고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세상에 빈곤은 없다. 왜냐하면 내가 점심을 먹었으니까"라고 보는 오류, 또 자기 주변 사람들이 (실제로는 매우 편중되어 있지만) 곧 세상의 평균이라고 보는 오류들이다.
나는 안 그렇다고 이야기하지만 어차피 우리는 자기 자신의 경험만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고 한 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의 크기는 한정적이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에 둘러싸여 손바닥 크기 만한 작은 세상을 경험하고 이것이 세상의 '전부'라고 믿는 오류를 보인다. 그래서 적어도 이러한 오류를 인식하거나 좀 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어울리려 애쓰지 않으면 편협한 사고방식을 갖기 쉽다.
세상을 좀 더 정확히 이해하고 내 경험의 반경을 넓히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미구엘 라모스 영국 버밍엄대의 연구자 등에 의하면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의 교류는 정신적인 풍요와 행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이들에 의하면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 주는 행복에는 한계가 있어서 친구들 중 50% 정도만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로 채우고 나머지 50%는 자신과 다른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로 채우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 연구자들은 모두가 비슷비슷한 사람들로만 구성된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필연적으로 배척당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서로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서 살 때 비로소 그 사회는 살기 좋은, 포용력이 높은 사회가 되고 이는 구성원들의 행복 또한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장애인의 이동권이라는 사회 구성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들의 당연한 권리를 무시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나중에 본인이 또는 본인의 가족이 나이들거나 다쳐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때 이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나올 것인지 궁금해지곤 한다. 자신과 다른 남을 배척하는 사회는 언젠가 나를 소외시키는 사회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나와 타인의 다름을 포용하지 않는 사회에서는 언젠가 발견될 나의 다름 또한 배척의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타인을 포용하지 않았으면서 타인에게 나를 포용해 달라고 아무리 외쳐봤자 포용력을 기른 적이 없는 사회에서 이러한 요구는 또 다시 묵살되고 만다.
다름에 대한 포용력이 없는 사회에서 사는 사람들은 자신은 '정상'임을 증명하기 위해 언제나 고군분투해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애써봤자 사회는 내가 따라가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에 결국 다들 조금씩 그 좁은 바운더리 안에서 밀려나게 되고 힘 없이 자신이 배척당할 순서를 기다리게 된다.
이런 점에서 사회 구성원들이 다름을 자연스럽게 포용하는지의 여부는 곧 사람들이 안정성과 행복을 느끼는 기반이 되고 그 사회와 모두의 자산이 된다. 다름을 포용하자는 주장을 놓고 뜬구름 잡는다고 보는 시각이 되려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포용력이 높은 사회는 언젠가 사회의 중심에서 밀려날 나와 내 주변인들의 행복을 위해서도 중요함을 기억하자.
Ramos, M. R., Li, D., Bennett, M. R., Mogra, U., Massey, D. S., & Hewstone, M. (2024). Variety is the spice of life: Diverse social networks are associated with social cohesion and well-being. Psychological Science,35(6), 665-680. https://doi.org/10.1177/09567976241243370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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