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희 관악구청장 "7년째 이청득심(以聽得心)…S밸리 통해 6400명 고용 목표" [구청장 열전 ③]

김인희 2024. 7. 6.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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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구청장실이자 현장 민원실 '관악청' 운영하며…6년간 1만8000명의 주민 만나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벤처 생태계 조성으로 일자리 더욱 늘릴 것"
"관악 중소벤처진흥원 설립해…관악S밸리 정책 등 관내 중소벤처기업 안정적 지원할 것"
"신림-봉천 간 터널로 도로교통 개선 방침…주민생활 만족도 높여 드리는게 구청장 할 일"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이 5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구정 운영성과와 관악구 미래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관악구 제공

서울 관악구는 국내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가 위치한 곳이다.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를 이끄는 핵심 인재들을 무수히 배출한 것은 물론,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이들이 늘 붐비는 지역이다. 하지만 베드타운으로 오래 머물렀던 지역 특성으로 향후 발전 과제도 적지 않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은 이런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매주 주민들을 직접 만나 고충사항을 듣는 현장 민원실, '관악청'을 운영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이청득심'(以聽得心, 귀 기울여 경청하는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최고의 지혜)을 신조로 7년째 꾸준한 현장 소통 행보에 매진하고 있다.

1963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난 박 구청장은 완도금일고등학교와 경기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창당한 평화민주당에 입당해 정계에 입문했으며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해 관악구 의원으로 당선됐다. 이후 민선 3기까지 관악구의회 의원, 제5회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 의원에 당선돼 재선까지 성공했다. 2018년 민선 7기 관악구청장에 당선됐고 2022년 재선 구청장이 됐다. 당적은 더불어민주당이다.

지난 5일 데일리안은 박 구청장을 만나 그의 구정 운영 철학과 관악구의 향후 비전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다음은 데일리안과 박 구청장 간 일문일답.

-민선 8기 관악구청장으로서 임기 반환점을 돌았다. 그동안의 구정 운영에 대해 평가하자면.

"2018년에 민선 7기 관악구청장으로 취임하면서 주민들과 약속한 '관악청(聽)' 운영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는 것이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 매주 목요일마다 주민 분들을 직접 만나 구정 제안도 듣고, 생활 불편 사항도 청취하고 있는데 지난 6년간 면담을 진행한 주민들이 1만8000명이 넘는다. 접수된 민원도 2649건이고 해결된 건수는 2575건이다. 주민들의 생활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이 구청장으로서 큰 보람이다. 지방자치는 직접민주주의라는 신념대로 최대한 주민들을 많이 만나려 하고 있다."

-민원 현장으로 직접 찾아가는 일도 지자체장으로서 중요한 일인데.

"물론이다. 모든 주민들이 편하게 구청을 방문할 수는 없지 않겠나. 관악청 방문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해서 동주민센터와 경로당으로 구청장이 직접 찾아가는 '이동관악청'과 학교로 학부모와 교직원을 찾아가는 '학교관악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 특히 어르신들은 거동이 불편하신 경우가 많아 직접 찾아가야 한다. 지난해 7~8월에 관내 경로당 총 108개소를 직접 방문해 4000명이 넘는 어르신들을 만났다. 11월에는 관내 21개 동을 순회하는 '이동관악청'을 운영했는데 여기서도 2300명 넘는 주민들과 소통하며 정책 제안을 받았다."

-구청장이 학교까지 찾아가는 건 매우 드문 일인 것 같다.

"학교는 일단 교육청 관할이긴 하지만 지자체에서 해결하거나 지원해줄 수 있는 일도 상당히 많다. 올해 수요조사를 통해 신청한 총 26개 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관악청을 운영하고 있다. 제안 사례를 보면 황톳길 조성같은 것이 지난해 학교로 찾아가는 관악청에서 요청이 많이 들어왔던 사항이다. 학교 주변에 황톳길을 조성하면 학생들과 주변 주민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림계곡지구, 장군봉근린공원, 시민의 숲 제방길등 총 11개소를 선정해 현재 공사를 진행중이고 이달 말까지 조성이 완료된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이 5일 오후 관악구청 1층 열린구청장실에서 관내 광신중학교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관악구 제공

-구민들이 정책 제안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없이 누구나 정책제안을 할 수 있는 '온라인 관악청'을 운영하고 있다. 주민 누구나 제안할 수 있으며 주민이 제안한 정책 중 30일간 5명 이상의 공감을 받은 건은 토론안건으로 상정해 100명 이상의 토론 참여가 진행된 제안에 대해서는 구청장이 직접 답변하도록 정해놨다.

현재까지 참여자가 40만명이 넘고 정책참여 제안 451건, 주민참여예산 제안 554건, 협치관악 게시물 418건 등으로 주민들의 참여가 매우 활발하다. 주민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니 나도 더 열심히 주민들과 소통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

-민선 8기 임기도 후반기로 접어들었다. 관악구 역점 추진사업은 무엇인가.

"관악구에는 국내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학교가 있고 젊은 인구도 많지만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올해 목표는 서울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많은 1만2100명의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이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지름길이다.

이번 임기내에 '관악 일자리 행복주식회사'를 설립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청년 뿐만 아니라 어르신, 신중년 등 취업 취약계층에게도 일자리를 제공하는 일을 하게 된다. 특히 '관악 S밸리 2.0'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서 관악을 중심으로 한 벤처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관악 S밸리의 현재까지 성과는 어떤가.

"현재 창업인프라 시설 17개소에 136개의 창업기업이 입주해 1000여 명이 다양한 분야에서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 민간 창업기업까지 포함하면 500여 개 기업에 3000여 명의 창업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민선 8기 임기 내에 1000개 이상의 벤처기업을 유치해 6400명의 고용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중소벤처기업 진흥 전문기관인 '관악 중소벤처진흥원'(가칭)을 설립해 관악S밸리 정책 등 관내 중소·벤처기업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1월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인 CES에 관악구가 자치구로서는 유일하게 단독 부스를 열었다. 강남의 테헤란밸리, 금천의 G밸리에 위치한 기업이 아니어도 CES 참여 기회를 준다고 소문이 나니까 참여 문의가 엄청나게 들어왔다. 최종적으로 8개 기업이 참여했는데 그 중 2개 기업이 혁신상을 받을 정도로 가시적인 성과도 나고 있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려면 공간 확보도 중요한 문제다.

"그것도 이미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다. 서울대 후문쪽에 낙성대공원이 있는데 이곳이 약 4만5000평 규모의 부지다. 그곳에 인프라를 조성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CES에 동행했던 오세훈 서울시장께도 건의를 드렸다. 그 부지 상당부분이 서울대에 속한 국유지고 서울시에 속한 땅도 있다. 이걸 행정적으로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과제다.

마침 2월에 서울시가 서남권 대개조 계획을 발표했는데 거기에 관악구 발전계획도 넣어달라고 했고 연구용역이 들어간 상태다."

-벤처 창업에 성공한 기업들이 계속 머무를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할텐데.

"바로 그렇다. 그래서 꾸준한 지원이 필요하다. 금융·세무·회계·펀드같은 지원요소를 계속 발굴해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굳이 떠날 필요가 없다. 창업은 물론이고 성장까지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그런 환경과 토대를 구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박준희 관악구청장(앞줄 왼쪽 세번째)이 관내 광신중학교 관계자들과 간담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관악구 제공

-교통문제도 개선이 돼야 기업을 계속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신림선이 개통이 되면서 관악구 철도교통은 개선됐지만 도로교통쪽은 여전히 문제가 있다.

"해결책 중 하나로 신림-봉천 간 터널을 계획하고 있다. 차량통행 중 관악구를 목적지로 하는 교통량도 있지만 강남 방향을 목적지로 하는 교통량도 관악구를 많이 거쳐가는데 그런 경유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목적이다. 그러니까 강남·수서로 빠질 차가 굳이 강감찬 대로를 거치지 않고 시흥 IC에서 바로 강남순환도시고속화도로하고 연결되는 통과 도로를 만드는 것이다."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언제나 '이청득심'의 마음가짐으로 주민 여러분들께 지혜를 구하는 자세로 일하고 있다. 무엇이든 좋으니 구정 운영에 도움이 되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 매주 운영하는 열린구청장실인 '관악청'을 통해서든, 온라인을 통해서든 많은 제안을 부탁드린다. 지방자치는 역시 직접민주주의다. 주민생활 현장 곳곳으로 깊이 들어가 생활 만족도를 높여드리는 것이 구청장으로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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