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의 절규, 정부는 폭력 연행으로 응답... 즉각 석방하라"

농민의길, 영등포경찰서 앞 기자회견... 진보당 경남도당도 성명

[윤성효 기자]

▲ 전국농민회총연맹을 비롯한 ‘농민의길’과 전국민중행동은 5일 오후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행 농민 석방을 요구했다. ⓒ 전농

 
서울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석했던 한 농민이 경찰에 연행된 가운데, 농민·민중단체와 진보당이 즉각 석방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을 비롯한 '농민의길'과 전국민중행동은 5일 오후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고, 진보당 경남도당은 성명을 통해 경찰에 항의했다.

농민의길은 4일 오후 여의도에서 "윤석열정권의 농업파괴 농민말살 정책에 맞서 '기후재난 국가차원 근본대책 수립', '무차별 저율할당관세 수입 중단', '농산물수입에 의존한 물가정책' 중단"을 내걸고 집회를 벌였다.

이날 농민들이 농기계를 집회장으로 반입하려는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농민 1명이 연행되었다.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겸 농민의길 상임대표는 "해당 농민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 치료가 채 끝나지 않았음에도 조사를 이유로 경찰서로 이송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최인기 빈민해방실천연대 수석부위원장, 조병옥 전농 부경연맹 의장, 김재연 진보당 대표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연행 농민의 즉각 석방을 촉구했다.

농민의길은 "소위 '주류언론'을 통해 농민대회에서 한 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되었다는 제목의 뉴스가 쏟아져나왔다"라며 "농민들이 왜 어제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는지, 왜 농기계를 반납하겠다고 했는지, 그 절박한 외침은 기사 막바지에 짤막하게 실렸을 뿐이었다. 문제의 본질을 가리고 '불법집회', '폭력집회' 프레임으로 가리려는 윤석열정권의 얄팍한 수가 훤히 보인다"라고 했다.

이들은 "농민들은 농업파괴 농민말살 윤석열정권에 맞서, 스스로의 생존권을 쟁취하기 위해 또 한 번의 아스팔트 농사를 지어야 했다"라며 "'이대로는 다 죽는다'는 절박한 외침이자 '이대로 살지 않겠다'는 장엄한 결의였다. 그것을 국회와 용산에 전하기 위해, '밥줄'인 농기계를 반납하겠다며 서울로 끌고 올라온 것이다. 농민의 그 간절한 마음을 윤석열정권은 물리력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폭력적으로 짓밟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농민의길은 "탄압이면 항쟁이다. 갈수록 거세지는 윤석열정권의 탄압에, 우리 역시 더욱 크고 강력한 항쟁으로 화답할 것이다. 농민의 대항쟁을 버틸 수 있는 정권은 없다"라며 "끌어내려진 정권의 전례를 뒤따르고 싶지 않다면, 윤석열정권은 농민들의 절박한 외침에 더는 폭력을 행사 말고 연행자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진보당 경남도당 "즉각 석방하라"
  

▲ 전국농민회총연맹을 비롯한 ‘농민의길’과 전국민중행동은 5일 오후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연행 농민 석방을 요구했다. ⓒ 전농

  
진보당 경남도당은 이날 낸 성명을 통해 "'농사짓게 해달라'는데 폭력연행, 농민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여의도 국회 앞에서 울러펴진, 전국 곳곳 농민들의 절규다. 농업과 농촌, 농민은 죽어나간다고 아우성인데 정부도 국회도 그저 '무대책'이다"라며 "그럼에도 이 정당한 항의에 경찰은, 국가권력은 폭력연행으로 응답했다"라고 했다.

진보당 경남도당은 "'공무집행방해'라는데, 애초 '농업을 살려야 하는 공무를 집행조차 하지 않은 권력'이 무슨 염치로 우리 농민을 연행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연행한 농민을 즉각 석방하라. 국회와 정부는 우리 농민들의 절규에 지금 즉시 응답하라"라고 했다.
 

▲ ‘기후재난 시대, 농민생존권 쟁취와 국가책임농정 실현을 위한 전국농민대회’가 7월 4일 오후 여의도 국회앞에서 농민의길 주최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일부 참가자들이 마포대교에서 ‘국가책임 농정 실현하라’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기습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마포대교를 행진하는 농민들을 제지하고 있다. ⓒ 권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