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주스 돼 버린”…시청역 참사 조롱 쪽지 쓴 20대男 자수

이보람 2024. 7. 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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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서울 시청역 인근 교통사고 사망자 추모 공간에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내용의 쪽지를 두고 간 20대 남성을 지난 4일 조사했다고 5일 밝혔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경찰이 시청역 차량돌진 교통사고 피해자들의 명예훼손 등 온·오프라인상 2차 가해에 대해 수사에 나섰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20대 남성 A씨를 수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일 오후 6시쯤 시청역 사고 현장 인근 추모 공간에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쪽지를 두고 간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이 쪽지에 “토마토주스가 돼 버린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썼다. 그는 자신이 남긴 쪽지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된 데 이어 여러 언론에 보도되면서 4일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쪽지를 쓴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경찰은 “상세한 범행동기 및 범행과정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찰은 하트 특수문자와 반말 등을 사용한 또 다른 쪽지에 대해서는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해당 쪽지에는 “너네 명복을 빌어. 서울의 중심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게 너무 화가 나지만 나 그래도 멀리서 왔다!♡ 그동안 고생 많았고 다시는 볼 수 없지만 너의 다음 생을 응원해♡ 잘 가”라고 적혀 있었다.

경찰은 온라인에 올라온 사망자에 대한 조롱과 막말 등 2차 가해에 대해서도 처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온라인 커뮤니티 세 곳에 올라온 모욕성 인터넷 게시글 3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내사 대상이 된 게시글은 투디갤·여성시대·디시인사이드 등 각 커뮤니티에 올라온 것으로, 시청역 사고가 난 날을 “볼링절”이라고 표현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고 한다.

사망자에 대한 조롱과 막말 등 2차 가해성 게시글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논란이 됐고, 경찰은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행위에 대해 적극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오프라인에서 이런 글을 쓰거나 유포하는 행위는 모욕, 사자 명예훼손,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모욕 혐의는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 사자 명예훼손 혐의는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가능하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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