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우진의 돈의 세계] 유학생과 인구 충격
내가 지난 1학기 대학에서 가르쳤던 ‘취재보도론’ 과목 수강생 64명 중 외국인 유학생은 8명이었다. 중간·기말고사에서 고득점을 받은 유학생 중 세 명이 미얀마에서 왔음을 알게 됐다. 이들로부터 미얀마어와 한국어가 어순 등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배웠다.
국내에서 학위과정을 밟는 유학생 중 미얀마 출신의 비중은 작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1일 기준 중국이 47%를 차지하고 베트남이 21%, 우즈베키스탄 7%, 몽골 5% 순이다. 이들 나라에서 온 학생 중에도 학업 성취도가 우수한 학생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학위과정 유학생은 같은 통계에서 12만9247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에서 다년간 공부한 외국인이 국내에서 일자리를 잡는 경로를 활성화하면 어떨까? 해외 교민 중에는 유학 후 현지에 정착한 경우가 많다. 인구 감소의 충격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지 않을까?
외국인 유학생과 국내 노동시장의 연계는 미흡하다. 유학 후 국내에서 취업하는 사람은 8.2%에 불과하다(2022년). 학위 취득 등을 거쳐 숙련 비자를 받고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지난해 말 4만4993명에 그쳤다. 또 학위는 취업과 급여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낸 『일할 사람이 사라진다』에서 유학생 출신 외국인력의 임금이 비유학생 출신 외국인력의 임금보다 낮다고 분석했다. 개선할 점으로 이 교수는 “유학생이 인문·사회 등 계열 학과에 집중되는 현실”을 들었다. 그는 “국내 노동시장 수요와 잘 맞는 학생을 유치하자”고 제안한다. 또 숙련과 비숙련으로만 나눈 외국인 체류 자격을 세분하자고 말한다.
복합적인 인구 문제에서 유학생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않다. 그러나 유학생 고용 확대는 애쓸 만한 가치가 있다. 유학생 약 13만명은 지난해 출생아 23만명의 반이 넘는다.
백우진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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