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우상화 나선 북한, 김일성 애도기간 줄였다
북한이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 우상화를 본격화하는 조짐이 포착된 가운데 올해 30주기를 맞는 김일성 주석 사망 애도 기간을 5일에서 하루로 단축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4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함경북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지난 2일 “도당에서 도내의 모든 기관, 기업소들에 (김일성 사망 관련) 애도 지시를 하달했다”며 “김일성 사망 30주기를 맞는 애도 주간이 하루로 단축된다는 지시였다”고 전했다. 지난 4월 김일성의 생일 명칭을 ‘태양절’에서 ‘4·15’ ‘4월 명절’ ‘봄 명절’ 등으로 바꾸는 추세가 드러난 데 이어 선대 흐리기 작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1994년 김일성 사망 직후 애도 기간을 3년으로 정한 뒤 점차 줄여 2013년부터는 애도 기간을 7일로 정했다. 이를 2022년부터 5일로 줄인 뒤 올해 들어 하루로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RFA의 설명이다.
이런 움직임은 ‘김정은 리더십’ 구축 의도로 보인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내부 통제나 권력기반 공고화, 핵·미사일 분야에서의 업적을 토대로 독자적인 지도자 위상을 확립하려는 모습”이라며 “백두혈통의 후광을 벗고 김정은 중심의 우상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급격한 선대 지우기가 주민 동요로 이어질 수 있는데도 이처럼 밀어붙이는 건 그만큼 김정은이 느끼는 대내외적 위기감이 작지 않다는 방증일 수 있다. 성급하게 남북 관계 단절을 선언하고 선대의 통일 유훈까지 부정하다 보니 이를 합리화하기 위해서라도 김일성·김정일의 존재감을 약화하는 작업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영교·이유정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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