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타면, 영웅과 만난다…헤이수스 출퇴근 팬미팅

김효경 2024. 7. 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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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전반기에 10승 고지에 올라 KBO리그 다승 선두를 질주 중인 키움의 외국인 투수 헤이수스가 10승 달성 직후 양 손으로 10을 만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김효경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다승 1위를 질주 중인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투수 엔마누엘 데 헤수스(28·베네수엘라·등록명 헤이수스)를 만나고 싶다면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헤이수스는 홈 경기가 열릴 때면 홈구장인 서울 고척돔까지 버스로 출퇴근한다. 키움 구단이 마련해준 신도림의 집까지는 두 정류장밖에 되지 않는 가까운 거리다. 헤이수스는 “버스 안에서 팬들과 소통을 한다.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헤이수스는 지난 3일 고척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6이닝 동안 무실점(4피안타 8탈삼진)으로 막아내면서 시즌 10승을 따냈다. KBO리그 전반기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건 헤이수스가 유일하다. 다승 2위인 디트릭 엔스(LG), 애런 윌커슨(롯데), 아리엘 후라도(키움)는 8승을 거뒀다. 헤이수스는 앤디 밴헤켄(2014년 20승), 에릭 요키시(2021년 16승)등 키움 외국인 왼손 투수 다승왕 계보를 잇게 될 가능성이 크다. 평균자책점(3.14·3위)과 탈삼진(102개·3위) 기록도 준수하다.

최고 시속 151㎞의 빠른 공과 간결한 투구폼이 강점이다. 리그 최고의 타격을 뽐내는 LG를 상대로도 3번 만나 19이닝 동안 겨우 1점(비자책)만 내줬다. 헤이수스는 “전반기를 잘 마쳐서 기분이 정말 좋다. 팀을 위해 헌신했는데, 계속 유지하겠다. 후반기에도 이 흐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지난해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던 헤이수스는 올해 한국 무대를 밟았다. 2014년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뛸 때부터 지금까지 한 시즌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적은 없었다. 2019년 상위 싱글A에서 9승을 거둔 게 최고 기록이다. 헤이수스는 “전반기 10승은 팀 전체가 이룬 성적이다. 타자들이 점수를 잘 내주고, 수비도 많이 도와줬다. 내게는 큰 의미가 있는 10승”이라고 했다.

이날 고척돔엔 히어로물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을 홍보하기 위해 내한한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휴 잭맨이 방문했다. 아쉽게도 공식 일정이 아니라 선수단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헤이수스는 “좋아하는 ‘수퍼 히어로’는 없지만, 함께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하지만 헤이수스에겐 영웅 같은 존재가 있다. 그의 아내 사우미다. 사우미는 헤이수스의 등판 때마다 함께 경기장을 찾는다. 특히 헤이수스가 아웃을 잡을 땐 큰 목소리로 환호성을 지른다. 헤이수스는 “아내의 목소리가 정말 커서 응원 소리가 잘 들린다. 아내는 나의 영웅”이라며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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