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열전 KBO리그, 1000만 관중 새 역사 쓰나
프로야구가 4일 경기를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3월 23일 개막한 KBO리그는 전반기에 전체 일정의 58%(720경기 중 418경기)를 소화했다. 개막 전 많은 전문가가 우승 후보로 꼽은 KIA 타이거즈가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그 뒤에서 2~4위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삼성 라이온즈가 치열한 2위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전반기가 끝났을 때 1위 LG와 최하위 삼성의 격차는 18.5경기였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롯데 자이언츠는 선두 LG에 10경기 차로 뒤져 있었다. 2022년엔 양극화 현상이 더 심했다. 1위 SSG 랜더스와 최하위 한화 이글스는 32.5경기 차로 벌어져 있었고, SSG와 5위 KIA의 게임 차도 14.5경기나 됐다.
그런데 올해는 선두 KIA 타이거즈와 10위 키움 히어로즈의 격차가 13경기에 불과하다. 1위 KIA와 5위 SSG도 8경기 차라 후반기 성적에 따라 추격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
무엇보다도 올해는 하위권에서도 만만한 팀이 없다. 5위 SSG부터 10위 키움까지 6개 팀이 5경기 차 안에 촘촘히 모여 있다. 어느 팀이든 5강을 노릴 수 있고, 어느 팀이든 더 내려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뀌는 초접전이 전반기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불꽃 튀는 순위 경쟁 속에 KBO리그 흥행도 불타오르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초로 전반기에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단순 계산상으로는 시즌이 끝나기 전에 1000만명을 넘길 기세다. 한 시즌 누적 관중 1000만명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선두 KIA는 올 시즌 홈 39경기에서 관중 69만2744명을 불러 모아 지난해 같은 경기 수 관중(39만1336명)보다 77%나 증가하는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2만3500석 규모의 서울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두산(47경기 82만126명)과 LG(39경기 72만5538명)도 KIA와 함께 관중 수 톱 3를 형성하고 있다. 에이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MLB)에서 돌아온 한화는 홈 41경기 중 30경기에서 매진을 달성하면서 무려 94%에 달하는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전 야구장 좌석이 1만2000석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작은 게 아쉬울 정도다.
흥행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서도 올해 전반기는 ‘기록적’이었다.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과 최다 안타의 주인공이 차례로 바뀌었다. SSG 간판타자 최정은 개막 한 달 만인 4월 24일 롯데전에서 올 시즌 10호이자 통산 468호 홈런을 터트려 이승엽 두산 감독(467홈런)이 갖고 있던 역대 최다 기록을 10년 10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또 NC 다이노스 손아섭은 지난달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통산 2505번째 안타를 때려내 박용택 해설위원(2504개)이 작성했던 역대 최다 기록을 6년 만에 다시 썼다. 2005년 데뷔한 최정과 2007년 프로에 입문한 손아섭은 이후 계속해서 자신의 기록을 늘려가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샛별’로 꼽히는 KIA 3년 차 내야수 김도영도 의미 있는 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4월 한 달간 홈런 10개를 치고 도루 14개를 해내 역대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 고지를 밟았다. 또 지난달 23일 한화전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시즌 20호 홈런을 쳐 역대 5번째로 전반기에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그는 국내 선수로는 24년 만의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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