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랑으로 길을 내다

더미션 2024. 7. 4.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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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승안 목사(전 나사렛대학교 총장·웨이크신학원 석좌교수)

한여름의 무더운 6월이 가고 가을이 시작되는 7월의 바람 소리가 조석으로 들린다. 계절의 가고 옴이 평화스럽게 느껴진다. 그러나 1950년 6월 25일 전쟁으로부터 1953년 7월 27일 휴전에 이르기까지 3년 1개월 2일 동안의 세월은 끔찍했다. 인민군이 낙동강에 이르고 국군과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 이후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북진하며, 마침내 중공군 참전으로 1·4 후퇴와 휴전에 이르는 동안 서로를 향한 복수심의 바벨탑이 하늘을 찌르게 됐다.

순국한 군인과 사망한 양민의 유가족, 부모와 남편을 잃은 고아와 과부, 이산가족, 이들의 대부분은 지난 70년간 유명을 달리했다. 그러나 세대와 세대를 거쳐 오늘에 이른 남북은 오해와 편견, 심지어 음모까지 엉켜지면서 화목 불가의 심연으로 빠져들고 있다. 통일을 부르짖지만 실상은 어떠한가.

6·25를 주선하고 분단을 조성한 중국과 러시아는 경제와 군사 강대국이 되었다. 한반도 근대사에 악행을 저지른 일본도 패전국에서 경제 대국이 되었다. 그러나 한반도는 핵전쟁 가능성에 직면하고 있다. 통일이 아니라 함께 망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 시점에서 하나님이 역사의 주관자이심을 믿는 한국 그리스도인이라면 ‘어찌하여야 평화의 통일을 맞이할 수 있을까’라며 정치권의 다양한 통일 정책에 관한 논쟁을 일단 접자. 먼저 하나님 말씀을 경청하자.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라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너희가 그것을 알며 내가 광야에 길을 사막에 강을 내리니 장차 들짐승 곧 승냥이와 타조도 나를 존경할 것은 내가 광야에 물을 사막에 강들을 내어 내 백성 내가 택한 자에게 마시게 할 것이라 이 백성은 내가 나를 위하여 지었나니 나를 찬송하게 하려 함이니라.”(사 43:18~21).

역사적 사건과 교훈을 잊으라는 말씀이 아닐 것이다. ‘새 일’을 행하시는 하나님, 광야에 물을 사막에 강물을 내시는 하나님을 먼저 앙망하자. 이 말씀도 경청하자.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같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무리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많은 사람의 죄를 담당하며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하였느니라.”(사 53:6, 12)

남북의 백성과 인민의 죄를 용서하고 살리기 위한 유월절의 어린 양이 되어 십자가에서 죽으신 메시아가 ‘범죄자’를 위하여 기도까지 하셨다. 그리고 엄하게 명령하신다.

“그러나 너희 듣는 자에게 내가 이르노니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미워하는 자를 선대하며 너희를 저주하는 미워하는 자를 위하여 축복하며 너희를 모욕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눅 6:27~28)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에 불신자는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바울은 이렇게 응수한다.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선한 일을 도모하라. 너희가 친히 원수를 갚지 말고 하나님의 진노하심에 맡기라. 원수 갚은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 주께서 말씀하시니라.”(롬 12:12~21)

이 말씀들은 그리스도인에게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며 특권이다. 한반도가 하나님의 나라가 되며 통일을 원하는가. 이 특권을 행사하자. 아니면 멸망하리라.(시편 1편)

소자에게 냉수를 건네는 작은 선행부터 시작하자. 예수님께 드리는 것이리라.(마 19:24, 25:46) 절대적 가난과 질병의 환경 속에서 냉수가 필요한 북한의 소자를 외면하지 말자. 예수님의 엄하고 간절한 음성이다.
‘사랑으로 길을 내다’의 저자 윤상혁과 부인 조이, 자녀들이 산 증인이다. ‘심령이 가난한 자’의 순전한 마음(마 5:1~12), ‘소금과 빛’의 자세로 임하는 선한 행실(마 5:13~16), 율법과 선지자를 온전케 하는 ‘사랑’(마 5:17~20, 22:36~40)은 산상수훈 핵심의 길을 걷는 가족이다.

선한 마음, 선한 행실, 선한 사랑의 3선(善)을 지켜보는 소자들과 윤상혁 가족은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며 화목을 이루고 있다. 소자에 대한 편견을 벗으니 증오와 저주, 복수와 음해의 장벽이 무너지고 선한 공동체가 세워지고 있다.

통일은 강함이 아니라 약함으로 시작되고 성사될 것임을 잊지 말자.(고후 12:9, 11:30) 죄악으로 저주를 받을 나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고 따르기 원하는 제자이며 아버지의 자녀이고 성령님의 도우심을 원하는가. 심판을 하나님께 맡기고 원수를 사랑하며 축복하라는 말씀을 경청하고 순종하도록 힘쓰자.

70년 동안 통일이 오히려 어두워짐은 세상 지도자들이나 무리 때문이 아니라 우리 그리스도인 때문일 수 있다. 회개하자. 그리고 사랑의 횃불을 함께 밝히자. 남북의 소자들이 손에 손을 잡고 아름답고 힘차게 합창하자. 성 프란시스코의 “주여 나를 평화의 도구로 써주소서!”

◇임승안 목사는 나사렛대 총장을 역임했습니다. 그가 몸담은 웨이크신학원은 성경 말씀과 바른 기독교 세계관에 기초한 ‘섬김을 위한 신학’을 가르치는 곳입니다.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인준 신학원으로 설립자인 박조준 목사의 목회 정신을 계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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