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진 대신 단식하는 아산병원 교수…“환자에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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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대형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4일 진료 축소에 돌입하는 가운데 이 병원의 한 교수는 환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현 상황을 마주하는 무력감으로 단식에 들어갔다.
그는 "어떤 환자분은 진료를 보려고 넉 달 동안 대기했다고도 하신다. 의사로서 마음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면서 "환자들에게도 미안하지만 있어야 할 곳을 떠난 전공의나 의대생, 그리고 함께 일하는 병원 직원들에게도 미안하다. 현 상황을 해결할 수가 없다는 무력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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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5’ 대형병원 중 한 곳인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이 4일 진료 축소에 돌입하는 가운데 이 병원의 한 교수는 환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현 상황을 마주하는 무력감으로 단식에 들어갔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고범석 서울아산병원 유방외과 교수는 지난달 23일부터 단식하고 있다. 다섯 달째 이어지는 의·정 갈등 상황에서 환자와 전공의들의 고통을 나눠서 진다는 의미에서다.
고 교수는 “현재 몸은 괜찮다”며 “좀 힘들긴 한데 시간이 있을 때 최대한 자면서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고 이날 연합뉴스에 전했다. 단식을 한 계기를 두고 환자와 전공의, 병원 직원들에게 “미안해서”라고 했다.
그는 “어떤 환자분은 진료를 보려고 넉 달 동안 대기했다고도 하신다. 의사로서 마음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면서 “환자들에게도 미안하지만 있어야 할 곳을 떠난 전공의나 의대생, 그리고 함께 일하는 병원 직원들에게도 미안하다. 현 상황을 해결할 수가 없다는 무력감도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4일부터 중증·응급환자 진료를 제외한 진료 축소 및 재조정에 들어간다. 이 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초 이날부터 일주일간 휴진하기로 했으나 무작정 ‘셧다운’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해 진료를 축소하고 재조정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비대위에 따르면 진료 재조정 첫날인 이날 주요 수술은 전년 동기 대비 49%, 전주와 비교하면 29% 줄어들 전망이다. 외래 진료 환자는 전년 동기 대비 30.5%, 전주 대비 17.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는 “정부의 폭력적인 의료정책 추진으로 촉발된 의료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임을 이해해 달라”며 “이미 진단된 질환의 2차 소견이나 지역에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자는 가급적 외래진료 예약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는 암 환자와 중증·응급질환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정상적인 의료 상황과 비교한 통계를 발표하고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응급·희귀난치성 질환에 집중할 수 있게 강도 높은 정책을 바로 실시해 달라”며 “상급종합병원 중복진료를 금지하고 이미 시작된 지방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발표한 정책과 예산을 즉시 투입해 달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전공의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달라”며 “정부가 변하지 않는다면 최고 수준을 자랑하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서 상위를 차지하던 모든 지표가 곤두박질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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