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치 무너져… 야만적 사태” 검사 200여명 일제히 반발

이형민 2024. 7. 4.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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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현직 검사장을 포함해 검사 200여명이 검찰 내부망에 "야만적 사태" "엄청난 광기" 등의 글을 올리며 일제히 반발했다.

대검은 지난 2일 오후 검사 탄핵 강행을 비판한 이원석 검찰총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내부망에 올렸다.

일선 검사부터 검사장급 고위 간부까지 내부망을 통해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은 2022년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 이후 2년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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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국회 상대 헌재 권한쟁의 검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난 2일 국회 의안과에 비위검사 탄핵소추안을 제출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현직 검사장을 포함해 검사 200여명이 검찰 내부망에 “야만적 사태” “엄청난 광기” 등의 글을 올리며 일제히 반발했다. 검찰 내부는 이번 탄핵 추진을 ‘사상 초유의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대검찰청은 국회를 상대로 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심판 청구도 대응책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대검은 지난 2일 오후 검사 탄핵 강행을 비판한 이원석 검찰총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내부망에 올렸다. 게시글에는 3일 오후 9시 기준 212개의 지지 댓글이 달렸다. 일선 검사부터 검사장급 고위 간부까지 내부망을 통해 일제히 비판 목소리를 낸 것은 2022년 4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 이후 2년여 만이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우리나라 법치가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줄 몰랐다”고 썼다. 박영진 전주지검장은 “부패한 정치인 또는 그가 속한 세력이 검사를 탄핵한다는 건 도둑이 경찰 때려잡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서울북부지검은 부장검사단 명의의 공동 성명을 통해 “맡은 바 업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탄핵 대상으로 삼아 직무를 정지시킨다면 검사들은 권력자의 입김에서 벗어나 오직 법과 원칙에 따라 사건을 수사한다는 신념을 지키기 어렵게 된다”고 밝혔다.

송경호 부산고검장도 “실무를 담당한 후배 검사들 직무를 정지시켜 수사·재판을 지연시키지 말고, 2년간 서울중앙지검장으로서 이재명 전 대표 수사를 총괄했던 나를 탄핵하라”고 적었다. 퇴직 검사들 모임인 검찰동우회는 입장문을 통해 “파렴치한 검찰 말살, 검사 겁박 행태”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검 정책기획과는 이날 ‘탄핵소추 사유의 부존재 설명자료’라는 제목의 A4 용지 5장 분량 문서를 내부망에 게시하고 기자단에 배포했다. 대검 차원의 공식 반박자료를 낸 것이다. 자료에는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의 부당성이 조목조목 담겼다. 대검은 일부 검사의 피의사실 공표 의혹 등과 관련해 “아무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탄핵 대상 검사들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불러 직접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사법질서 훼손에 모든 대응책을 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내부망에선 전국 청별 검사 회의 개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대검은 국회를 상대로 권한쟁의 심판을 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입법으로 조정하는 것과 근거가 불분명한 탄핵소추로 박탈하는 건 차이가 있다”며 “권한침해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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