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때끈한’ 눈은 없다
피로가 쌓여 건강 상태가 좋지 않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리는 등 몸에서 신호를 보낸다. 얼굴에도 티가 나는데, 안색이 파리하니 핏기가 없이 창백해 보이고 눈이 퀭해지기도 한다. 이런 얼굴을 하고 있으면 주위에서 “눈이 때끈해 보인다”고 걱정 어린 말을 건네곤 한다.
눈이 쑥 들어가고 생기가 없어 보일 때 이처럼 ‘눈이 때끈하다’고 쓰는 이가 많다. 그런데 이는 올바른 표현이 아니다. ‘때꾼하다’가 바른 표현이라고 하면 생경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꽤 있다. 우리말에는 ‘-끈하다’로 끝나는 단어는 많지만 ‘-꾼하다’로 끝나는 단어가 흔치 않기 때문이다.
‘너끈하다’ ‘매끈하다’ ‘발끈하다’ ‘지끈하다’ ‘후끈하다’ ‘화끈하다’ 등 ‘-끈하다’로 끝나는 단어가 많다 보니 ‘때꾼하다’ 역시 ‘때끈하다’가 바른 표현이라 생각하기 쉽다. ‘-끈하다’란 형태에 비해 ‘-꾼하다’로 쓰는 형태의 단어는 별로 없다. 그래서 ‘때꾼하다’라고 하면 영 익숙지 않고 어색하지만 ‘때꾼하다’가 바른 표현이란 걸 기억하자.
특이한 점은 ‘때꾼하다’ 외에 ‘떼꾼하다’도 같은 의미의 표준어로 사전에 등재돼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무엇이 바른 표현일지 고민하지 말고 둘 중 하나를 골라 쓰면 된다. 또한 ‘대꾼하다’와 ‘데꾼하다’도 ‘때꾼하다’와 ‘떼꾼하다’보다 여린 느낌을 주는 표현이란 설명과 함께 표준어로 올라 있다.
정리하자면, ‘때꾼하다’ ‘떼꾼하다’ ‘대꾼하다’ ‘데꾼하다’가 모두 바른 표현이다. ‘-끈’이 아닌 ‘-꾼’이라는 것만 기억하면 된다.
김현정 기자 nomadicwri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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