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재무·마케팅 직원도 AI 챗봇 만든다(종합)

정동훈 2024. 7. 3.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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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GS, 'GEN AI와 놀자' 주제 해커톤 2024
IT 아닌 일반 부서도 AI앱 만들 수 있는 툴 개발
3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서울에서 열린 GS그룹 해커톤 2024에서 참가자들이 프로젝트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정동훈 기자

"기존에는 회사 내 필요한 AI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오롯이 개발자들만 해왔습니다. 하지만 GS그룹의 MIR 플랫폼은 일반 직원들도 손쉽게 생성형 AI를 활용해 앱을 제작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AI 개발, IT 전유물 아니다…GS, 전사적인 AI 공부 삼매경

김진아 GS그룹 52g담당 상무보는 3일 실리콘밸리식 혁신 아이디어 경연인 'GS그룹 해커톤' 행사장에서 이같이 밝혔다. 52g는 GS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혁신 조직이다. AI를 활용한 그룹 내 과제 해결, DX(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전환) 문제를 풀고 있다.

올해로 세번째를 맞는 GS그룹 해커톤의 주제는 생성형AI 를 현장 업무에 즐겁게 활용하자는 의미를 담은 'PLAI with GenAI'다. 생성형 AI와 함께 52g가 만든 MIR 플랫폼 등을 활용해 IT 전담부서만이 아닌 재무·마케팅 등 일반 업무 부서에서도 AI 앱, 챗봇 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플랫폼을 활용해 복잡한 안전 규칙, 전자 결재 등의 업무 지침 등을 간단한 질문만으로 안내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번 해커톤은 이틀간 일정으로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코엑스 서울에서 임직원 약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해커톤(hackathon)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의 직군이 팀을 이뤄 제한 시간 내 주제에 맞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공모전이다.

이번 대회에는 GS 그룹사 직원들이 온라인을 통해 자율적으로 대거 참가 신청했다. GS칼텍스와 GS리테일, GS건설 등 19개 계열사에서 참가 신청한 약 600명의 직원 중 제시한 아이디어의 현실성과 계열사 배분 등을 감안해 최종 351명 83개 팀이 참여했다. 지난해 300명 60개팀이었던 것과 비교해 날로 규모가 커지고 있어 GS 그룹의 연례 혁신 행사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참가자들은 회사 별로 3~5명이 한 팀을 이루거나, 여러 회사에서 지원한 개인 지원자를 모아 연합 팀을 구성했다. 참가팀들은 챗GPT 등 생성형AI를 활용해야 한다. 이들은 약 2주 간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생성형AI 도구를 익히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디자인씽킹 방법론 등을 학습하기도 했다. 여기에 52g의 UX디자이너, IT개발자, 디자인씽킹 코치 등 디지털 혁신 전문가 그룹 약 30명이 멘토로서 경연 기간 동안 아이디어 구체화 과정을 돕는다.

GS그룹 해커톤 대회가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일정으로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사진제공=GS그룹

해커톤 행사에 참여한 이승용 GS칼텍스 주임은 "현장에서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안전, 위험성 평가 등을 하는 작업신청서를 써 관계 기관에 검토를 받는다"며 "안전과 관련된 사항이 복잡하다보니 누락되거나 오류가 날 수 도 있는 영역인데 이것을 점검할 수 있도록하는 챗봇을 만들어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생성형 AI는 업무 영역과 멀다고 느껴진 부분도 있었는데 52g 등에서 만든 툴을 활용하면 업무에 실용적으로 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 찾은 GS 경영진…"디지털 전환·AI, 산업계 중요성 늘어"

이날 현장을 찾은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GS칼텍스 여수공장 출전 팀 등 여러 팀을 둘러보고 응원하러 왔다"며 "디지털 전환이 매우 중요한데, 현장의 페인 포인트(불편을 초래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가장 잘 아는 현장의 구성원들이 직접 DX를 하는 분위기가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윤홍 GS건설 사장도 해커톤 현장을 찾아 "AI는 산업계 이곳저곳에 실제 쓰임이 늘어나고 있어 올해 해커톤 주제가 된 듯 하다"며 "GS건설도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실시간으로 통역이 가능한 AI 서비스를 일부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연 중 참가 팀들은 저마다 사업과 업무 현장에서 발견한 현상을 다양한 시각으로 살펴 문제를 정의한 후,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나 사업 모델을 구체화하고 프로토타입(prototype·사업모형)으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단순히 아이디어 제시를 하는 차원이 아니라 문제 정의로부터 해법 제시, 실제 서비스 모형 구현에 이르는 전 과정을 1박 2일, 약 30시간에 걸쳐 빠르고 밀도있게 실행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날 경연장에서는 AI를 접목한 업무프로세스 효율화 및 편의점, 주유소, 건설 현장 등 고객 접점의 경험을 개선하는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해커톤 이후 별도로 선발된 팀은 전문 조직의 지원을 받아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허윤홍 GS건설 대표가 해커톤 참가자들의 제안을 듣고있다. 사진제공=GS그룹

GS그룹은 올 들어 DX(Digital Transformation·디지털전환) 활동을 사업 현장 중심으로 전진 배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업의 직원들이 현장에서 스스로 과제를 발굴하고 디지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하는 방식을 AI 기반으로 변화시켜 갈 예정이다. 특히, 생성형AI 도구를 모든 임직원이 익숙하게 활용하면서 업무와 사업을 혁신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기업의 체질을 바꾸려면 현업의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디지털과 AI 를 활용해 자신의 업무와 사업을 개선하는 경험을 쌓아가는게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허태수 GS 회장은 "생성형AI 의 등장과 함께 현장 직원들이 직접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그룹사 전반에서 현장의 모든 임직원들이 생성형AI 도구를 익숙하게 사용하는 AI 능력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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