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성 영입에 '지극정성' 스완지, 설득문건도 준비하고 기성용 도움까지 받았는데… 그러나 무산 위기

김정용 기자 2024. 7. 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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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성의 유럽진출이 무산 위기에 처한 건 선수뿐 아니라 스완지시티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스완지의 엄지성 영입 시도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스완지 측은 엄지성을 영입하기 위해 '원격 삼고초려'에 가까운 설득 작업을 거쳤다.

엄지성이 과거에 뛰었던 위치를 수치화해 포진도 위에 펼치고, 이를 바탕으로 스완지 영입시 기존 선수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구상한 자료를 엄지성에게도 투명하게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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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성(광주FC).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엄지성의 유럽진출이 무산 위기에 처한 건 선수뿐 아니라 스완지시티 입장에서도 난감한 상황이다.


최근 화제를 모았던 스완지의 엄지성 영입 시도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엄지성 영입을 위해 노력해 온 스완지는 광주FC의 늑장 답변, 이적료 상향 요구를 맞춰가며 마침내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지난달 30일 이정효 감독이 K리그1 경기 엔트리에서 엄지성을 빼면서 "해외 진출하는데 부상 우려가 있고, 우리 팀은 엄지성 없는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하자 마침내 초읽기에 들어간 듯 보였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협상 분위기는 그대로였다. 스완지가 이적료를 기존보다 올린 120만 달러(약 17억 원) 제시했지만 광주 측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스완지 측이 늦춰 준 답변 요구 기한 3일 오전까지 답변서를 보내지 않았다. 이미 기한을 넘긴 광주가 이제라도 서두르지 않는 한 이적은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엄지성은 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소속이고, 실제로는 웨일스 지역 구단이라 재정 형편도 넉넉하지 못한 스완지를 원할까. 정확히는 스완지가 엄지성을 강하게 원한다. 스완지는 루크 윌리엄스 감독이 엄지성을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강하게 영입을 요청하면서 협상에 뛰어들었다. 엄지성의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도 알지만, 감독은 수년 뒤 재판매가 불투명함에도 불구하고 일단 스완지에서 뛰는 동안 잠재력을 끌어내 전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밝혔다.


스완지 측은 엄지성을 영입하기 위해 '원격 삼고초려'에 가까운 설득 작업을 거쳤다. 실제로 세 번 방문할 수는 없지만 3회 이상 다각도로 정성을 보였다. 먼저 엄지성을 분석한 자체 스카우트 자료를 선수 측에도 공유했다. 8페이지 분량의 문건에는 엄지성의 기술적 특징, 신체적 틍징, 윌리엄스 감독의 전술에서 뛸 수 있는 포지션, 여기에 병역이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 소셜미디어(SNS)에서 별다른 활동이 없다는 점까지 자세히 기입돼 있었다. 엄지성의 과거 인터뷰를 영어로 번역해 읽으며 선수 성향을 파악한 흔적도 있었다.


엄지성이 과거에 뛰었던 위치를 수치화해 포진도 위에 펼치고, 이를 바탕으로 스완지 영입시 기존 선수들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구상한 자료를 엄지성에게도 투명하게 공유했다. 보통 이런 자료는 에이전트들이 제작해 구단에 제출하며 선수 영입을 권할 때 쓰는데, 이번엔 반대로 구단이 선수에게 준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감독과 화상미팅을 진행할 때도 남다른 깊이를 보여줬다. 구단은 통역을 미리 준비해 윌리엄스 감독과 엄지성이 막힘없이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엄지성은 그저 감동만 받은 게 아니라, 스완지 감독이 자신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이적시 어떤 역할을 맡게 될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스완지 출신 기성용도 등장했다. 기성용은 스완지 구단의 연락을 받고 K리그에서 맞상대해본 엄지성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별다른 친분이 없었던 엄지성의 연락처를 수소문해 스완지 이적시 적응을 돕고 조언해 주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크 윌리엄스 스완지시티 감독. 스완지시티 홈페이지 캡처
엄지성(왼쪽, 한국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2018년 3월 31일, 린가드와 기성용이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유나이티드와 스완지시티의 경기에서 경합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런 과정을 거친 뒤, 엄지성은 해외 적응까지 고려한다면 스완지로 가는 게 옳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러나 광주 구단은 스완지와 협상을 더 길게 끌면서 이적료를 상향시키고, 내심 새로운 구단이 등장해 경쟁이 붙기를 기다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엄지성 측은 스완지와 협상을 더 끌면 무산될 상황이고, 다른 구단은 기초적인 관심만 보인 적 있을 뿐 적극적으로 오퍼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본다. 이를 근거로 "광주가 시간을 끄는 건 경쟁을 통한 이적료 상승이 아니라 이적 무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사진= 풋볼리스트, 스완지시티 홈페이지 캡처,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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