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다, 100세 시대 행복은 100년 OO에서부터구나

권성권 2024. 7. 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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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변형성무릎관절증' 치료하고 예방케 해 주는 다쓰미 이치로의 〈100년 무릎〉

[권성권 기자]

우리 엄마는 올해 91세이시다. 시골에서 유모차를 끌고 동네와 밭을 왔다 갔다 한다. 아직은 O자형 다리까지는 아니지만 조금만 걸어도 힘들다고 한다. 물론 가만히 있을 때도 무릎 통증을 느낀다. 읍내에 있는 병원을 찾아 종종 연골주사를 맞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런 우리 엄마를 보면 나중에 나도 엄마처럼 걷지 않을까 염려되기도 한다. 다들 나이가 들어 늙으면 다리도 아프고 무릎에 연골주사도 맞고 살아가니 말이다. 그러다 더욱 심해지면 무릎에 인공관절을 넣고서도 절뚝거리기도 한다.

"무릎관절의 연골이 아직 남아 있는 상태라면 셀프케어로 원상복구가 가능하다. 무릎관절의 연골이 완전히 소실되었다면 '유리연골'은 생성되지 않겠지만, 셀프케어를 통해 '섬유연골'의 재생을 촉진하는 것은 가능하다. 새로 생성된 '섬유연골'이 쿠션 역할을 해줄 것이다." (73쪽)

다쓰미 이치로의 〈100년 무릎〉에 나오는 말이다. 아무리 다리가 아프고 무릎에 통증이 있어도 연골이 남아 있다면 셀프케어로 원상복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리연골'이란 넓적다리뼈와 정강이뼈에 붙어 있는 관절연골을 말한다. 그런데 그게 원상복구가 가능하다니 놀라울 뿐이다.

그는 지금껏 1만 4천 명의 무릎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한 정형외과 의사다. 그를 통해 5,300여 건의 수술도 집도했다. 그렇다고 과거의 치료 경험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금도 전 세계의 무릎 치료 관련 문헌들을 찾아보고 연구한다. 그야말로 '무릎 삼매경'에 빠져 있는 의사다.

당신은 어떻게 걷고 있나요
 
▲ 책겉표지 다쓰미 이치로의 〈100년 무릎〉
ⓒ 한스미디어
 
이 책은 이전의 〈100년 다리〉를 읽은 이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서이자 무릎 통증을 개선하고픈 이들에게 '비수술적 보존요법 4가지'와 '대중요법 그만두기'를 권장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네 가지 보존요법은 그것이다. '다리 내던지기 운동', 주 1회 단식으로 표준체중 감량하기, O자형이나 X자형 다리의 바른 보행법 걷기, 그리고 근육강화 운동이다.

사실 그는 정형외과 전문의 초기에는 고관절 수술을 담당했다. 처음에는 엉덩이 쪽 수술을 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인공관절을 넣기 때문에 환자마다 통증이 금세 사라지는 걸 목격했다고 한다. 그 후 무릎 수술을 전담했는데 금방 나을 것 같은 무릎도 통증이 있거나 굽혀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고관절은 움직임이 자유롭고 충격 완화도 다양하지만 무릎 관절은 직통으로 충격을 받는 구조라 힘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릎 수술에 경험을 쌓고 또 무릎 통증에 관한 연구를 하면 할수록 수술만이 능사가 아님을 알게 된 것이다. 그에 따라 무릎에 통증이 생긴 근본 원인을 알게 되었고, 근원적인 치료법도 따로 있다는 것을 터득하게 된 것이다.

나이가 들면 무릎에 통증이 생기는 이유가 뭘까? 이 책에 따르면 '변형성무릎관절증'에 있다고 말한다. '변형성무릎관절증'이란 무릎 관절 안쪽의 연골과 뼈에 변형이 생긴 걸 말한다. 그가 만난 70대 여성의 90%가 그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는 '변형성무릎관절증'이 생기는 이유를 두 가지로 보고 있다. 하나는 '과체중'이고 다른 하나는 '잘못된 자세'다. '과체중'이란 자기 신체에 비해 몸무게가 과도하게 나가는 걸 말한다. 잘못된 자세란 일명 '꼬꼬닭 걸음'이다. 머리가 앞으로 나온 상태에서 허리가 굽은 듯 걷는 모습이다. 그것이 변형성무릎관절증의 원흉이라고 한다.
 
▲ 책 속 그림 '꼬꼬닭'자세' 사진 그림. 이 책 99쪽에 실려 있음.
ⓒ 한스미디어
 
"제가 진료했던 환자들의 통계를 보면, 수술밖에 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전체 환자 중 약 30%가 체중 5∼10kg 감량 상태를 유지하여 통증에서 해방되었으며, 수술을 받지 않고 몇 년 후 치료를 졸업했습니다." (128쪽)

변형성무릎관절증의 치료법 하나가 체중감량이라는 설명이다. 환자 가운데 30%가 체중 감량을 통해 손상된 연골을 회복했다고 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 그를 위해 저자는 '간헐적 단식'도 좋고, 1주일에 1회 단식하는 게 좋다고 한다. 그래서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또 하나 보존치료법으로 강조하는 게 걷는 자세다. 앞서 말한 '꼬꼬닭 걸음'처럼 걷고 있다면 이제는 고개를 들고 허리를 편 상태로 걷도록 해야 한단다. 지금 걷는 모습이 O자형 다리라면 엄지발가락에 무게중심을 두고 안쪽 허벅지로 걷도록 권장한다. 만약 X자형 다리처럼 걷는다면 새끼발가락에 무게중심을 실어 일직선으로 걷기를 시도하도록 권한다.
  
▲ 다리내던지기 운동 이 책 154쪽에 있는 '다리 내던지기 운동' 그림이다. 이 책 3장에 갖가지 연골쳊가 있으니 그것만 따라 해도 연골 강화에 좋을 것 같다.
ⓒ 한스미디어
 
소위 100세 시대 인생이다. 좀 더 의술이 발달하면 120세 시대로 접어들지 모르겠다. 그렇게 오래 살면 과연 행복할까? 물론 아프지 않고 병치레하지 않는다면 좋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내 다리로 내가 원하는 곳을 자유롭게 걸을 수만 있어도 무척이나 행복하리라.

건강은 건강할 때 대비하라고 하지 않던가? 50대 초반인 내가 준비할 게 있다면, 아니 70세가 넘은 분이라도 지금 준비할 게 있다면, 100년 무릎을 만드는 데 있을 것이다.

이 책 3장에 무릎 치료에 좋은 '연골 체조법'도 알려주고 있으니 그대로 따라 하면 100년을 갈 무릎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00세 시대 행복은 100년 무릎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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