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밤낚시’ 4만 관객불씨 살리려면
배우 손석구의 관람료 단돈 1000원 스낵무비가 4만 관객과 통했다.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그가 제작·주연한 SF 단편영화 ‘밤낚시’가 개봉 18일만인 지난 1일, 4주차 연장 상영을 결정했다. 애초 2주 한정이던 상영 기간이 기대 이상의 호응 덕에 2배로 늘어났다.
스타 손석구가 색다른 시도를 했다는 게 호기심을 불렀다. 전기차에 탑재된 블랙박스 등 차량 카메라만 갖고 촬영한 시도도 호평받는다. ‘밤낚시’를 단독 개봉한 멀티플렉스 CGV에 따르면, 개봉 첫 주는 매진 사례가 잇따르며 평일 포함 평균 좌석판매율 58.2%를 기록했다. 통상 2시간짜리 일반 개봉작도 주말에나 좌판율 20%를 넘는걸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밤낚시’ 관객 10명 중 2명은 같은 날 다른 영화도 연이어 봤다는 통계가 흥미롭다. 보통 하루에 2편 이상 관람하는 관객이 100명당 2명꼴이었는데 ‘밤낚시’는 그 10배란 것이다. 부담 없는 길이여서, 다른 신작 영화를 보는 김에, 궁금해서 보는 관객이 대다수지만 이런 실관람평도 눈에 띈다. “팝콘 먹기 전에 끝남. 이참에 다른 영화 한 편 더 볼까…”. 극장 관람 재미를 돋우는 스낵무비 역할을 톡톡히 했다.
현대차 차량 노출 목적의 기획 영화다 보니 “광고 유료 상영회”란 비판도 나온다. 그런데 “청소비, 인건비 탓에 많이 틀수록 극장은 손해 보는” 1000원짜리 단편이 이례적으로 개봉할 수 있었던 게 기업 후원 덕분이었다고 한다. 관계자에 따르면, 제작비를 댄 현대차가 따로 흥행 수익을 분배받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밤낚시’ 관람료는 100% CGV가 가져가게 됐다. 배급·상영에 들인 비용을 여기서 충당한다. CGV 측은 “수익성보단 관객에 극장에서 영화 보는 즐거움을 주려는 시도”에 의미를 뒀다. 모처럼의 관객 화답이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기엔 아쉽다. 지속 가능한 방식의 단편 개봉 시스템을 고민해볼 적기가 아닐까.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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