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차등 적용’ 최종 부결…내년에도 단일 최저임금 적용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가 내년도 최저임금에 업종별 차등을 두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1989년부터 올해까지 36년간 유지된 ‘단일 최저임금 체제’가 내년에도 이어지게 됐다.
최임위는 2일 열린 제7차 전원회의에서 ‘2025년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안건을 표결에 부친 끝에 찬성 11표, 반대 15표, 무효 1표로 최종 부결됐다고 밝혔다. 공익위원 중 차등 적용에 찬성한 위원은 2명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경영계는 영세 업종에 대해 별도의 최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을 주장했다. 지난 6차 회의에서 최임위 사용자위원 측은 차등 적용이 필요한 업종으로 ▶한식 음식점업 ▶외국식 음식점업 ▶기타 간이 음식점업 ▶택시 운송업 ▶체인화 편의점 등 5개 업종을 제시했다. 관심을 모았던 돌봄 업종은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이날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최저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들의 지급 여력은 이제 정말로 한계”라며 “그간 누적된 최저임금 인상과 일률적 적용이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노동계는 구분 적용 반대 입장을 고수하며 팽팽하게 맞섰다. 근로자위원 간사인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사용자 단체가 주장한 업종의 경영난과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선 근본적인 문제인 불공정 거래와 비정상적인 임금 구조, 과다 경쟁 문제 등을 개선해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양측간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표결을 앞두고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경총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일부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은 위원장의 의사봉을 뺏고, 다른 위원의 투표용지를 찢으며 투표를 막으려 시도했다. 이에 경총은 전원회의가 끝난 뒤 “물리적 방법까지 동원해 표결 진행을 방해한 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의 행태는 민주적 회의체에서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회의 진행과 절차의 원칙이 무너진 상황 속에서 향후 회의에 참여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문을 냈다.
결국 노사는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회의를 마무리 지었다. 업종 구분에 대한 공방이 마무리되면서 향후 일정은 임금 수준 심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매년 8월 5일인 최저임금 고시일을 고려하면 이달 중순까지는 심의를 마쳐야 한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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