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청원 90만 돌파…찬반 논란도 가열
민주당은 "탄핵은 법적인 문제" 신중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를 촉구하는 국민청원 동의 수가 90만명을 넘어섰다. 100만명 돌파가 코앞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선 이와 관련해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청원 12일 만에 91만명 돌파…"10·29 이태원 참사 입장 밝히고 반성해야"
2일 오후 1시 기준 국회 국민동원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즉각 발의해달라'는 청원에 지난달 20일 처음 게시된 이후 12일 만에 91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해당 국민동의 청원에 접속하면 '현재 접속자가 많아 서비스 접속 대기 중입니다'라는 대화창이 나오면서 접속 지연 현상을 보인다. 예상 대기 시간은 약 30~40분이다. 이 청원의 동의 기간은 오는 20일까지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마감 기한까지 100만명 이상의 동의가 모일 가능성이 크다.
해당 청원은 30일 내 소관 상임위 회부 요건인 5만명의 동의를 넘어 지난달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를 법사위 청원심사소위원회에서 관련 법령에 따라 처리한다는 입장이다. 국민동의 청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청원권에 따른 제도로, 특정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으면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간다. 법사위 심사를 거쳐 타당하다고 판단되면 본회의에 올라간다. 본회의를 통과하면 정부로 이송돼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 대책 회의에서 "윤 대통령 탄핵 촉구 국회 청원에 90만명에 달하는 국민께서 참여하셨다. 기록적인 속도"라며 "이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 1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직무대행은 "윤 대통령이 10·29 이태원 참사가 조작됐을 가능성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적 분노에 기름을 끼얹었다"며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 거짓말로 진실을 가리려고 하다가는 더 큰 화를 입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원 동의자 수가 곧 100만명을 돌파할 기세고 곧 200만명, 300만명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매에는 장사 없다고 국민을 이기는 정권은 없다. 국민과 정권의 한판 싸움에서 반드시 국민이 이길 것이다. 그날을 준비하자"라고 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게(청원 동의자 수가) 얼마나, 어떻게 늘어날지 모를 일"이라며 "대통령은 이것을 보고 반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정부에 압박" vs "실질적인 위법 사항 있어야" 누리꾼은 갑론을박, 민주당은 신중
다만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은 SBS 라디오에서 "추후 (법사위) 청원심사소위원회 위원들이 답을 낼 것"이라며 "탄핵은 결국 법적인 문제고 위법 사항이 드러났을 때를 봐야 한다. 단순히 민심이 이렇다고 해서 추진한다는 것은 정치인의 도리에 맞지 않는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누리꾼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청원 동의자 수가 많아지면 그 자체로 정권에 대한 압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통령 탄핵을 할 만한 위법요소가 명확지 않은 상태에서 청원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는 반론도 힘을 얻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청원 동의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면 윤 대통령의 탄핵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키는 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글이 올라오자 "민주당 권리 당원 수인 245만명은 넘겨야 설득력이 있다"는 반박도 나왔다. 또 다른 이용자는 "청원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다. 결국 위법 사항이 발견돼야 가능한 것"이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 때도 탄핵 소추 청원에 145만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했는데 아무 일 없지 않았냐"라고 꼬집었다.
한편 청원인 A씨는 탄핵 사유로 5가지를 제시했는데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행사 ▲명품 뇌물 수수, 주가조작,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조작 등 부정·비리와 국정농단 ▲전쟁 위기 조장 ▲일본 강제징용 친일 해법 강행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방조 등이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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