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억에 낙찰됐습니다"…미술 경매에 등장한 오피스텔 분양권 의미[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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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술품 경매에 오피스텔 분양권이 출품, 219억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이는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작품인 김환기의 우주(132억원) 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건축 예정인 '더 팰리스 73' 오피스텔 1개 호실(전용 261.30㎡)이 그 주인공이다.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예술마을에 세워진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연면적 2480.33㎡·약 750평) 건물은 당시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 출품돼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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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술품 경매에 오피스텔 분양권이 출품, 219억원에 낙찰돼 화제가 됐다. 이는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작품인 김환기의 우주(132억원) 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건축 예정인 ‘더 팰리스 73’ 오피스텔 1개 호실(전용 261.30㎡)이 그 주인공이다.
부동산 분양권이 미술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60억원으로 시작한 경매는 경합 끝에 원분양가 210억원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렸다. 이번 경매 결과는 한동안 침체된 미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오피스텔은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미국 건축가 리차드 마이어가 설계에 참여해 업계에서 화제를 모았다. 출품된 호실은 마이어가 세운 건축사 마이어 파트너스가 내부 인테리어를, 서울옥션이 아트 컨설팅을 제공한다. 서울옥션은 “출품 물건이 단순한 부동산 이상으로 지니게 될 희소성과 예술적 가치를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미술시장이 조정기를 지나 침체기 양상에 들어서면서 옥션은 최근 다양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앞서 2019년, 건축물이 통째로 경매에 출품되며 미술품 경매가 커버할 수 있는 품목이 어디까지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 예술마을에 세워진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연면적 2480.33㎡·약 750평) 건물은 당시 서울옥션 미술품 경매에 출품돼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04년 개관한 건축물은 추정가 40억∼60억원에 출품됐는데, 2014년 공동설계자인 건축가 조민석이 그해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으며 예술성이 재조명됐다.
부동산의 미술 경매시장 출품은 이전에도 몇차례 실험을 거쳤다. 서울옥션은 2011년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서울 종로구 가회동 옛 한국미술관 건물(추정가 300억원)과 2013년 미국 건축가 스티븐 홀이 디자인한 성북동 주택을 비공개 프라이빗 세일을 통해 선보이며 경매 상품으로서의 고급 부동산의 가능성을 꾸준히 검증해왔다.
하지만 옥션은 부동산 중개업체가 아니다. 이번 ‘더팰리스73’ 분양권 경매는 어떻게 거래됐을까. 서울옥션 관계자는 “구매 수수료를 없애는 대신 분양대행사로부터 마케팅 비용을 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지급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계자는 "이번 경매 결과를 계기로 부동산을 비롯해 자동차, 와인, 명품백 등 희소성과 예술적 가치를 가진 상품으로 종목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상반기 미술품 경매시장은 침체국면이 이어졌다. 지난달 27일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발표한 '2024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 상반기 결산'에 따르면 총 거래액은 약 917억 원으로 지난해(811억 원)보다 13% 상승했지만, 미술 경기가 좋았던 2022년과 비교하면 약 63% 수준에 그쳤고 경매 낙찰률은 49.8%로 지난 5년간 낙찰률 중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이러한 시장 분위기 속 이번 경매 결과는 가치 산정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한 미술품 경매가 향후 상품의 범주를 확장하는 데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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