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방어? 돈 더 달라"…유럽 방산업체들, EU에 SOS 쳤다 [밀리터리 브리핑]

최현호 2024. 7. 2.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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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주도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다국적 포탄 지원이 시작했지만, 정작 유럽 포탄 생산 업체들의 생산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해, 친러 성향인 세르비아는 서방에 포탄을 수출하고 있는데, 이 포탄이 우크라이나로 건너가더라도 자국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면 상관없다며 수출량을 더 늘리고 있다.

①유럽 탄약 회사, EU에 더 많은 예산의 신속한 지원을 촉구
체코가 주도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포탄 지원 구상의 첫 물량이 인도된 가운데, 유럽 내 포탄 생산 업체들이 유럽연합(EU)에 더 많은 자금을 긴급하게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로사토리 2024에서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유럽에서 탄약을 제작하는 업체 중 하나인 남모와 KNDS는 유럽 정책 당국은 155㎜ 포탄 제조에 필요한 추진제와 폭발물 소재 생산을 늘리기 위해 긴급히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에서 추진되는 포탄 생산 지원을 위한 ASAP 소개. 유럽연합집행위원회


남모사 최고경영자는 기자들에게 유럽연합이 지난 3월 5억 유로(5억 3600만 달러)를 할당한 탄약 생산 지원법(ASAP)을 뛰어넘는 규모의 자금 지원을 가능한 빨리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도우려면 포탄 생산을 늘리는 것은 산업 부문의 전쟁에 해당하며, 생산을 늘리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유럽에서 탄약 생산의 다른 문제는 가격 상승이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업계 고위 임원은 서유럽에서 생산되는 155㎜ 포탄의 가격은 최고급 탄약의 경우 최저 5000달러에서 최고 1만 달러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약 제조업체는 더 많은 기계 수요와 더 비싼 에너지로 인해 공급망 비용 상승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남모사 최고 경영자는 포탄 가격 인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만이 아니라 코로나19 팬데믹 때 이미 시작됐으며 탄약 공장을 새로 짓는 데는 2~3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친러 성향의 세르비아는 서방 국가들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탄약을 우회 수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세르비아가 서방을 상대로 탄약 판매를 늘리고 있으며, 제3국을 거쳐 우크라이나로 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세르비아가 우크라이나에 우회적으로 수출한 탄약은 8억 유로에 달하며, 세르비아산 무기가 서방산보다 저렴해 세르비아의 탄약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②인도ㆍ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잠수함 경쟁
중국이 해군력을 증강하면서 인도ㆍ태평양 지역에 긴장이 고조하면서 이 지역의 다른 나라들이 잠수함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최근 보고서에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잠수함 도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 4월 독일에서 진수한 싱가포르 해군의 네 번째 인빈시블급 잠수함. TKMS


IISS는 보고서에서 이 지역에서 잠수함은 해로를 통제하고 방어하는 데 유용하기 때문에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으며, 차별화를 추구하는 해군에게 잠수함은 위신의 문제이거나 이웃 국가와 보조를 맞추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역내 일부 국가는 기존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비해 잠수함 부대를 창설하기 위해 새로운 잠수함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북아시아에서는 대만이 첫 하이쿤급 디젤-전기추진 잠수함을 진수했으며, 2025년 취역할 예정이다. 잠수함 22척 보유를 목표로 하는 일본에선 소류급을 개선한 타이게이급 디젤-전기추진 잠수함의 3번 함이 3월에 취역했다. 타이게이급은 납-황산 배터리보다 전기 밀도가 높고, 충전 속도가 빠른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택했다. 일본의 가와사키 중공업은 수직 발사 시스템을 갖춘 신형 잠수함에 대한 설계 및 연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올해 KSS-Ⅲ 도산 안창호급 배치 Ⅰ의 세 번째 함선인 신채호함을 진수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해군도 새로운 잠수함을 추구하고 있지만, 2024년 싱가포르 해군만 인빈서블급 디젤-전기추진 잠수함 4번 함을 진수했다. 총 네 척을 도입할 이 잠수함은 2019년 첫 잠수함이 진수됐고, 2022년 두 척이 진수됐다.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잠수함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은 군 현대화를 위해 잠수함 한 척 이상을 구매할 계획이며, 인도네시아는 프랑스 나발그룹과 스콜펜 에볼루션 디젤-전기추진 잠수함 2척의 현지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태국은 2015년 중국과 위안급 잠수함 세 척 도입 계약을 체결했지만, 원래 계획한 독일제 엔진이 태국 군부에 대한 무기 금수로 도입이 불가능해지자 긴 협상을 거쳐 중국제 엔진 사용에 합의했다.

말레이시아는 2009년과 2010년에 프랑스제 스콜펜급 디젤-전기추진 잠수함 두 척을, 베트남은 2014년과 2017년 사이에 러시아제 킬로급 디젤-전기추진 잠수함 여섯 척을 도입했다.

③미 해군, 신형 소형 요격 미사일 도입 준비
미 해군이 미사일 방어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요격체인 ‘소형 민첩 요격체(CAI)’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미 해군 함정들은 순항미사일과 대함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SM-6 미사일을 사용하지만, 레이시언의 생산 속도가 느리고 획득 단가가 높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미사일 재고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함선에서 운용하는 Mk.41 수직발사기(VLS)의 수용 용량을 늘리기 위해 CAI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미 해군 구축함에서 발사되는 PAC-3 MSE 아티스트 컨셉. 록히드마틴


CAI는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첨단 성능은 유지하면서 하나의 Mk.41 발사관에 여러 발을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AI가 도입되면, 미 해군은 13.5인치(0.34m) SM-6 듀얼 Ⅰ/Ⅱ와 21인치(0.53m) SM-6 블록 ⅠB에 이어 극초음속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세 번째 미사일을 보유하게 된다.

2025 회계연도 미 해군 예산 문서에 따르면, CAI의 추진 개념은 이미 마련됐으며, 올해 추진 개념으로 2~3기의 비행 테스트 유닛을 조달하고 비행 시험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요격체에 대한 비행 시험 일정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편, 록히드마틴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Kh-47M2 킨잘과 3M22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을 방어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PAC-3 MSE를 해군에 제안하고 있다. PAC-3 MSE의 직경은 접을 수 없는 제어면을 포함하여 약 11.4인치(29㎝)로, Mk.41 VLS에 사용되는 일반적인 미사일 캐니스터 직경의 절반이 조금 넘기 때문에 발사관 하나에 두 발을 넣을 수 없다.

록히드마틴 담당자는 미사일 발사관 안에 두 발을 넣기 위해서는 미사일의 설계를 변경해야 하는데, 비용이 많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사일을 재설계하는 것보다는 해군과 육군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투자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했다. 록히드마틴이 효율성과 공통성을 극대화한 결정을 바꾸지 않는 한, PAC-3 MSE가 CAI 후보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현호 밀리돔 대표ㆍ군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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