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비교적 드문 '여성 탈장' 맞춤형 치료법은?

담소유병원 이성렬 대표원장 2024. 7. 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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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소유병원 이성렬 대표원장
수술이 필수적인 탈장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80% 이상 발생하는 대부분의 위치는 사타구니라 불리는 서혜부이다. 탈장의 원인이 되는 구멍은 선천적으로 있는 경우도 있지만 배를 둘러싸고 있는 복벽이 약화하면서 후천적으로 구멍이 생기기도 하며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5배 이상 높게 발병한다. 이와 관련하여 남성의 서혜부 탈장 수술법은 흔히 보고되고 있지만, 여성 역시 서혜부 탈장을 진단받고 고통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부학적 차이와 특징을 이해하고 적합한 수술법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남녀가 동일한 수술법으로 탈장을 치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 서혜부 탈장의 특징과 맞춤형 수술을 위해선 전 세계적으로 탈장을 분류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Nyhus 분류를 이해하면 쉽다. Nyhus 분류는 탈장의 국제 분류 방법인데 전 세계 공통으로 사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해부학적, 임상적 기준에 따라 총 4가지(1형~4형)로 나뉘는데, 이 분류는 외과 전문의가 유형별로 적합한 수술적 치료 계획을 세우는 기준이 된다. 1형은 간접 탈장의 형태로써 어린이나 청소년에게 주로 나타난다. 2형은 탈장구멍 주변 근육의 변형 없이 늘어난 형태의 간접 탈장으로 청소년과 여성에 주로 나타나며, 3형은 탈장구멍 주변 근육의 변형이 발생한 직, 간접 탈장으로 대부분의 성인 남성 탈장에 해당하며, 마지막으로 4형은 재발이 된 모든 형태의 탈장이 속한다.

성인 남성의 탈장은 대부분 3형에 해당하지만 여성은 해부학적 특징으로 인해 직접 탈장보다는 간접 탈장의 비율이 훨씬 높고, Nyhus 분류법에 따라 2형의 형태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현재까지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 여성 환자의 탈장 수술을 남성과 동일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Nyhus 분류법과 여러 지침에도 여성 탈장 수술을 남성 탈장과 동일하게 수술하는 것은 과잉 치료가 될 수도 있으며 특징에 적합한 맞춤형 수술을 권장하고 있다. 2형 서혜부 탈장의 맞춤치료는 인공막 없이 탈장구멍의 인대를 봉합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과거 개복수술로 진행되어 오다가 본원에서 처음으로 복강경 수술을 시행했으며 이런 맞춤형 치료에 관한 논문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SCI저널에 게재하였다. 외과 교과서에서 탈장의 표준 치료는 인공막을 사용하는 것이 기준으로 정립된 지 수십 년이 되었지만, 여성 탈장은 대부분 2형 탈장이기 때문에 인공막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맞춤형 수술법이다. 하지만 과거의 개복 수술 후 흉터가 여성들에게 큰 문제가 되었지만, 복강경의 발전으로 흉터 없이 수술이 가능하게 되었다. 본원이 발표한 논문에도 여성 탈장 맞춤형 수술과 표준 탈장 수술법을 비교했을 때, 맞춤형 수술이 수술 시간도 현저히 짧았으며, 합병증 및 재발 보고도 기존의 인공막을 보강하는 수술과 차이가 없다는 결론을 발표했다. 즉 여성의 탈장은 맞춤형 수술법이 표준 치료법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이다.

여성 탈장의 특징과 해부학적 구조를 이해하고 맞춤형 수술의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방법으로 복강경 수술이 있다. 고화질 카메라로 4배 이상 고해상도의 확대된 화면을 집도의가 직접 보고 복잡한 여성의 해부학적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서 탈장의 유형을 정확하게 진단이 되며 정교한 봉합이 가능하다. 기존의 분류법은 개복 수술을 기준으로 만들어졌지만, 복강경에 그 기준을 적용하여 새로운 복강경 서혜부 탈장 수술이 가능해졌다.

탈장 수술의 대원칙은 수술 후 재발을 줄이고 일상생활로 복귀가 빨라야 하는 것이다. 대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표준 가이드를 바탕으로 과거의 이론과 수술법을 준수하며, 고도화된 새로운 수술법을 수용하는 열린 자세가 집도의에게 필수이며, 환자를 위해서는 발전된 수술법을 도입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글은 탈장 수술을 앞둔 여성 환자를 위한 맞춤형 수술에 대한 설명했지만, 성별에 관계없이 탈장 수술을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원활한 복귀와 안전한 회복을 위해 집도의에게 탈장의 상태와 이에 적합한 수술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실 것을 권장한다.

(*이 칼럼은 담소유병원 이성렬 대표원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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