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삼촌’ 신연식 감독의 ‘뚝심’ [작가 리와인드(129)]

장수정 2024. 7. 1. 08:0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감독 겸 작가
흥행 공식 없지만…뚜렷한 메시지로 남기는 의미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영화감독이자 각본가인 신연식은 영화 ‘좋은 배우’, ‘페어 러브’, ‘카시오페아’의 연출과 각본을 맡았으며,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동주’, ‘압꾸정’, ‘거미집’ 등 다수의 영화 대본을 집필하며 활발하게 관객들을 만났다.

디즈니플러스 ‘삼식이 삼촌’을 통해선 처음으로 드라마에도 도전했다. 이 작품에서는 연출과 각본을 동시에 맡아 하루 세끼를 반드시 먹인다는 삼식이 삼촌(송강호 분)과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엘리트 청년 김산(변요한 분)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담았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 휴머니즘부터 역사적인 메시지까지…신연식 감독만의 ‘시선’

신연식은 장르 스펙트럼이 넓은 작가다. 연출 겸 감독은 맡은 ‘페어 러브’, ‘카시오페아’에서는 ‘사랑’의 의미를 질문하며 재미를 넘어 관객들에게 뚜렷한 메시지를 남겼었다. ‘페어 러브’는 오십이 넘도록 연애 한번 못해본 형만(안성기 분)과 친구의 딸 노은(이하나 분)의 사랑 이야기를 통해 ‘사랑의 의미’를 질문했다면, ‘카시오페아’에서는 초로기 치매 판정을 받은 38살 딸 수진(서현진 분)을 돌보는 아빠 인우(안성기 분)의 여정을 담아 ‘부성애’를 보여줬다.

두 작품 모두 흔하지 않은 현실을 다루고 있지만, 그 안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리얼하게 담아내며 보는 이들의 깊은 몰입을 끌어낸다. 이를 통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법한 질문을 던지며 고민을 끌어내는 것이 신 감독의 장점이었다.

이후에도 자신만의 시선이 뚜렷한 작품을 선보였다. 각본을 맡은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사라진 아빠와 집을 되찾기 위해 개를 훔치려는 열 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도둑질을 그린 영화로, 아이들의 순수한 시선을 통해 어른들의 세계 이면을 들추며 ‘따뜻’하면서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선보였다. 돈을 벌기 위해 개를 훔친다는, 다소 착하지 않은 발상으로 시작하지만 이레를 비롯한 이지원, 홍은택 등 아역 배우들의 순수한 열연이 어른 관객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삶 또는 사랑에 대한 어쩌면 익숙한 메시지를, 아이들을 통해 색다르게 풀어낸 것이 이 작품의 매력 포인트였다.

시인을 꿈꾸는 청년 동주(강하늘 분)와 신념을 위해 거침없이 행동하는 청년 몽규(박정민 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동주’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운 시각에서 담아내 호평을 받은 작품이었다. 동주의 친구이자 가족, 그리고 독립운동가였던 몽규를 재조명한 것은 물론, 시인 윤동주의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인물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를 도운 것. 윤동주의 시와 일생을 다룬 작품은 많았지만, ‘청년’ 동주와 몽규에 집중해 미처 몰랐던 이야기를 상상해 보게끔 한 것은 ‘동주’의 성과였다.

‘삼식이 삼촌’ 또한 1950~60년대 격변기를 삼식이 삼촌을 통해 들여다보는 작품이다. 끼니를 챙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삼식이 삼촌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원대한 목표를 가진 김산의 이야기를 느리지만, 묵묵하게 그려나가며 혼돈의 시대를 간접 체험하게 한다. 인물들의 철칙을 통해 ‘삼식이 삼촌’이 반영한 시대를 이해하는 한편, ‘지금의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며 ‘묵직한’ 재미를 느끼게 한다.

이 과정에서 ‘흥행 공식’과는 거리가 먼 선택을 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필요한 메시지를 뚝심 있게 전하며 나름의 성과를 남긴 신 감독이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